유연의 노트

NFT를 샀는데 저작권은 안 왔습니다 — 그래서 무엇을 산 것인지부터 정리하겠습니다

토큰과 그림은 별개의 물건입니다. 그리고 그 그림을 어디까지 쓸 수 있는지는 블록체인이 아니라 발행자가 적어 둔 문장이 정합니다

3줄 요약
  1. 1NFT를 샀다는 것은 원장에 기록된 특정 토큰을 보유하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그 토큰이 가리키는 그림의 저작권이 함께 넘어오는 것은 아닙니다.
  2. 2저작권은 별도의 합의로만 넘어갑니다. 그래서 같은 NFT라도 발행자가 붙여 둔 조건에 따라 쓸 수 있는 범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3. 3그리고 실무에서 더 자주 문제가 되는 것은 권리가 아니라 파일입니다. 토큰은 그대로인데 그 토큰이 가리키던 이미지가 사라지는 일이 실제로 일어납니다.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리브로 대표변호사·변리사 유연입니다.

한동안 NFT 이야기가 뜨거웠다가 지금은 조용해졌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주제가 조용해진 지금이 오히려 정리하기 좋은 때라고 생각합니다. 값이 오르내리던 시기에는 이런 이야기가 잘 안 들리거든요.

시작은 제가 실제로 받았던 질문입니다. 그림 NFT를 하나 사신 분이 그 이미지를 회사 제품 포장에 쓰고 싶다고 하셨어요. 내가 샀으니 내 그림 아니냐는 것이었죠.

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미술관에서 그림을 사 오신 것과 비슷한데요, 그 그림을 복제해서 상품으로 만드는 건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입니다. NFT를 산다는 것이 법적으로 정확히 무엇을 산 것인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 본 글은 디지털 자산과 저작권 제도를 이해하기 위한 일반적 정보·교육 목적의 칼럼(2026년 8월 기준)이며, 법률자문이나 특정 자산·상품의 투자권유가 아닙니다. 개별 사안의 결론은 발행 조건과 계약 내용 등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첫 번째 — 토큰과 그림은 다른 물건입니다

먼저 구조부터 보겠습니다.

NFT는 블록체인이라는 장부에 기록된 하나의 고유한 표식입니다. 이 표식에는 대개 어떤 주소가 붙어 있고, 그 주소를 따라가면 이미지나 영상 같은 콘텐츠가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콘텐츠가 장부 안에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장부에는 대체로 그것이 있는 곳을 가리키는 정보가 적혀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오가는 것은 이렇습니다.

· 토큰 — 원장에 기록되고, 지갑에서 지갑으로 옮겨집니다. 이건 실제로 이전됩니다.

· 콘텐츠 — 어딘가의 서버나 분산 저장소에 있습니다. 토큰이 옮겨진다고 이 파일이 함께 이사하지는 않습니다.

· 저작권 — 그 콘텐츠를 만든 사람에게 있습니다. 별도의 합의가 없으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이렇습니다. 미술관에서 그림 한 점을 샀다고 해보죠. 그 그림은 내 것이 됩니다. 집에 걸어둘 수 있고 다시 팔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그림을 복제해서 엽서로 만들어 파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그건 저작권의 영역이고, 저작권은 화가에게 있으니까요.

앞서 외주 결과물 편에서 밥값을 냈다고 레시피를 산 것은 아니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여기서도 같은 원리입니다. 대금을 지불한 대상이 무엇이었는지를 따져야 합니다.

두 번째 — 그럼 무엇을 산 것인가

이렇게 말씀드리면 허탈해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럼 아무것도 안 산 거냐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산 것이 분명히 있습니다. 다만 그게 무엇인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① 그 토큰의 보유자라는 지위

원장에 기록된 특정한 토큰을 내가 갖고 있다는 사실 자체입니다. 이건 공개된 장부에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고, 옮기거나 팔 수 있습니다. 수집품의 소유와 성격이 비슷합니다.

② 발행자가 정해 둔 조건에 따른 이용 권한

그리고 이 부분이 핵심입니다. 발행자가 구매자에게 그 콘텐츠를 어디까지 쓰게 해줄지를 미리 정해 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만 쓰게 하는 경우도 있고, 상업적 이용까지 폭넓게 허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같은 NFT처럼 보여도 이 조건이 다르면 완전히 다른 물건입니다. 어떤 프로젝트는 보유자가 그 캐릭터로 사업을 해도 된다고 명시해 두었고, 어떤 프로젝트는 소장만 가능하다고 해 두었습니다. 둘 다 정상적인 설계이고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닙니다.

③ 그 커뮤니티나 서비스에 참여할 자격

보유자에게 특정한 자격이나 혜택을 주는 구조도 있습니다. 이건 발행자가 그 약속을 지킬 때 유지되는 것이라, 발행자가 사라지면 함께 사라집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NFT를 살 때 실제로 확인해야 하는 문서는 블록체인이 아니라 발행자가 적어 둔 이용 조건입니다. 권리의 범위는 코드가 아니라 문장이 정합니다.

세 번째 — 저작권은 어떻게 넘어가나

법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저작권법」의 구조를 알아두시면 이 주제가 훨씬 선명해집니다.

저작권은 하나의 덩어리가 아니라 여러 권리의 묶음입니다. 복제할 권리, 전송할 권리, 전시할 권리, 배포할 권리 같은 것들이죠. 그리고 이 권리들은 전부 또는 일부를 나눠서 넘길 수 있습니다.

여기서 실무자들이 가장 자주 빠뜨리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저작권을 양도한다고만 써 두면, 원래의 것을 고쳐 새로운 것을 만들 권리까지 넘어간 것으로 보지 않을 여지가 있습니다. 이 부분은 특약이 없으면 양도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무슨 뜻이냐면, 캐릭터 이미지를 넘겨받았는데 그 캐릭터를 변형해 다른 상품을 만들 권리는 안 넘어올 수 있다는 겁니다. 캐릭터 사업에서 이건 치명적이죠.

그리고 성질상 아예 넘어가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만든 사람의 이름을 표시할 권리나, 내용을 함부로 바꾸지 못하게 할 권리 같은 것들입니다. 이건 양도의 대상이 아니라서, 실무에서는 행사하지 않기로 하는 약정을 넣는 방식으로 처리합니다.

그래서 NFT 발행에서 저작권까지 함께 이전하려면 그에 맞는 문장이 필요합니다. 토큰을 옮기는 것만으로는 이 일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블록체인은 토큰의 이전을 기록할 뿐, 저작권의 이전을 기록하는 장부가 아니니까요.

여기에 하나 더 짚을 것이 있습니다. 남의 저작물을 가지고 NFT를 만든 경우입니다. 원저작자의 허락 없이 그림을 토큰으로 만들어 판다면, 그 행위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토큰을 새로 만들었다는 사실이 원래의 권리 관계를 바꾸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구매하는 쪽에서도 발행자가 그 콘텐츠에 대해 권리를 갖고 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 이유입니다.

네 번째 — 권리보다 자주 문제 되는 것

여기서부터는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 실무에서 더 자주 마주치는 문제이기도 하고요.

토큰은 그대로 있는데 그 토큰이 가리키던 이미지가 사라지는 경우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콘텐츠는 대체로 원장 밖에 있습니다. 그러니 그 파일이 놓여 있던 서버가 문을 닫거나, 주소가 바뀌거나, 유지 비용을 아무도 안 내면 그림이 안 보이게 됩니다. 원장에는 여전히 내 이름이 적혀 있는데 가리키는 곳이 비어 있는 상태가 되는 겁니다.

이건 법의 문제라기보다 설계의 문제입니다. 다만 결과는 법적 다툼으로 옵니다. 내가 산 것이 무엇이었는지, 발행자가 그 콘텐츠를 유지할 의무를 지고 있었는지가 쟁점이 되니까요.

그래서 확인할 만한 것들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콘텐츠가 어디에 저장되어 있는가 — 중앙 서버인지, 분산 저장 방식인지, 아니면 아예 원장 안에 들어 있는 방식인지.

· 발행자가 유지에 관해 무엇을 약속했는가 — 약속이 아예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 발행자가 없어져도 남는 것이 있는가 — 커뮤니티 혜택 같은 것들은 대개 함께 사라집니다.

제가 이 부분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디지털이라서 영원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누군가 계속 비용을 내고 관리해야 남습니다. 종이보다 오래 간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다섯 번째 — 그럼 이 기술은 쓸모가 없나

균형을 잡겠습니다. 지금까지 한계만 말씀드린 것 같아서요.

저는 이 기술이 잘 맞는 자리가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다만 그 자리는 그림을 파는 쪽이 아니라 기록을 남기는 쪽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 누가 언제 무엇을 가졌는지가 공개된 장부에 남습니다. 이력을 추적하는 데는 확실히 강합니다.

· 이전이 자동으로 이뤄집니다. 중간에서 확인해 주는 사람 없이도 옮겨집니다.

· 조건을 코드로 붙여 둘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재판매될 때마다 원작자에게 일정 몫이 돌아가도록 하는 설계가 가능합니다.

세 번째가 특히 흥미롭습니다. 저작권 쪽에서 오래 어려웠던 문제 중 하나가 작품이 다시 팔릴 때 원작자가 아무것도 받지 못한다는 점이었거든요. 기술로 그 흐름을 자동화할 수 있다는 것은 의미가 작지 않습니다.

다만 여기서도 앞서 스마트 컨트랙트 편에서 말씀드린 원칙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코드는 약속을 집행하는 도구이지 약속 자체가 아닙니다. 그 코드가 어떤 약속을 집행하고 있는지는 결국 사람이 문장으로 정해야 합니다.

마치며 — 산 것이 무엇인지 알고 사는 일

정리하겠습니다.

NFT를 산다는 것은 원장에 기록된 고유한 표식을 갖게 되는 일입니다. 그 표식이 가리키는 그림의 저작권은 별도의 합의가 없으면 만든 사람에게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 그림을 어디까지 쓸 수 있는지는 발행자가 미리 적어 둔 조건이 정합니다.

이걸 알고 사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수집품으로 사는 것도, 커뮤니티에 참여하려고 사는 것도, 상업적으로 쓸 권리까지 확보해서 사는 것도 다 정상적인 거래입니다.

문제는 무엇을 산 것인지 모르는 채로 사는 경우에 생깁니다. 그리고 대개 그 사실은 그것을 실제로 쓰려고 할 때 드러납니다. 제품에 넣으려고 할 때, 사업에 쓰려고 할 때, 남에게 넘기려고 할 때요.

제가 이 시리즈에서 반복하는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권리는 물건을 따라오지 않고 계약을 따라옵니다. 외주 결과물이 그렇고, 회사 분할이 그렇고, NFT도 그렇습니다. 물건은 왔는데 권리는 안 온 상태가 실제로 존재합니다.

그러니 다음에 무언가를 사실 때 한 가지만 확인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지금 내가 대금을 지불하는 대상이 정확히 무엇인가. 그 질문 하나가 대부분의 문제를 앞에서 막아 줍니다.

"NFT를 옮기면 토큰이 이동합니다. 저작권은 그대로 있고요. 블록체인은 토큰의 이전을 기록하는 장부이지, 권리의 이전을 기록하는 장부가 아니거든요."

작성 : 법무법인 리브로 대표변호사 · 변리사 유연

※ 본 글은 디지털 자산과 저작권 제도를 이해하기 위한 일반적 정보·교육 목적의 칼럼(2026년 8월 기준)이며, 법률자문이나 특정 자산·상품의 투자권유가 아닙니다. 권리의 귀속과 이용 범위, 발행자의 의무는 발행 조건과 계약 내용 등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고, 관련 법령과 해석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함께 보기 : 「돈을 다 줬는데 왜 제 것이 아닌가요 — 외주로 만든 결과물의 권리」 · 「"코드가 법"이라고요? 변호사는 반대로 봅니다 — 스마트 컨트랙트의 진짜 정체」 · 「RWA는 '부동산 토큰'이 아닙니다 — 변호사가 보는 진짜 정체는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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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지 본 사이트의 게시물은 관련 법령과 실무를 이해하기 위한 일반적 정보·교육 목적의 자료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법령·판례와 그 해석은 변경될 수 있고 구체적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진행 중인 사안의 결과를 확정적으로 단정하지 않습니다.

변호사 광고 — 게시자 : 법무법인 리브로 대표변호사 · 변리사 유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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