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의 노트

AI 시대, 살아남는 개발자는 다르다 — '기획이 가능한 개발자'가 되는 법

네카라쿠배 테크트리에 꼭 얹어야 할 마지막 스킬은, 코드가 아니라 '문제'입니다

3줄 요약
  1. 1AI가 코드를 대신 써주는 시대, '문법만 아는 코더'는 위태롭고 '문제를 정의하고 기획하는 개발자'가 살아남습니다.
  2. 2역설적으로 CS 기본기(자료구조·알고리즘·운영체제·네트워크)는 더 중요해집니다 — AI가 뱉은 코드를 판단하고 부리려면 내가 더 잘 알아야 하니까요.
  3. 3그래서 맨 위에 얹어야 할 스킬은 '기획' — 개발자가 흔히 약한 '시장·사업 감각'을 채워 무엇을·왜 만들지 아는 개발자가 대체 불가입니다.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리브로 대표변호사·변리사 유연입니다. 지난번 반도체 테크트리를 올렸더니 "네카라쿠배 개발자로 가려면요?"라는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오늘은 그 질문에 조금 다른 각도로 답하려 합니다.

먼저 솔직히 — 저는 서비스 개발자 출신이 아닙니다. 반도체 특허 쪽이었죠. 그러니 개발 실무의 세세한 정답은 현직 개발자분들이 훨씬 잘 아실 겁니다. 다만 제가 확신을 갖고 말할 수 있는 게 하나 있습니다. AI가 코드를 대신 써주기 시작한 지금, '어떤 개발자가 살아남는가'에 대한 답이요. 이건 개발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제가 기술에서 법으로, 법에서 금융으로 살아남아 온 이야기이기도 하거든요.

결론부터 말씀드립니다. AI 시대에 살아남는 개발자는 '코드를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 '기획이 가능한 개발자'입니다.

※ 커리큘럼은 2026학년도 안내책자 기준이며, 채용 기준은 회사·시기에 따라 다릅니다. 아래는 일반적 진로 참고 자료입니다.

PART 1. 불편한 사실 — 이제 코드는 AI가 쓴다

먼저 냉정한 현실부터 짚겠습니다. 이제 코드는 AI가 씁니다. 간단한 함수도, 웬만한 웹페이지도, AI에게 시키면 몇 초 만에 뽑아냅니다. 그러니 '문법을 정확히 아는 것', '코드를 빨리 치는 것'의 값어치는 빠르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냉정하게 말해, 받아쓰기는 이제 기계가 더 잘합니다.

건설 현장에 비유해 볼까요. 예전엔 '벽돌을 잘 쌓는 사람'이 귀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벽돌 쌓기는 기계가 합니다. 그럼 누가 살아남을까요? '무슨 건물을, 왜, 어떻게 지을지'를 정하는 건축가입니다. 개발도 똑같은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벽돌(코드)이 아니라 설계도(기획)를 그릴 줄 아는 사람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어요.

PART 2. 역설 — 그럴수록 '기본기'는 더 중요해진다

그렇다고 "AI가 다 해주니 기초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면, 정확히 반대로 가는 겁니다. 오히려 AI 시대엔 CS 기본기가 더 중요해집니다.

왜냐고요? AI가 뱉어낸 코드는 완벽하지 않거든요. 틀리기도 하고, 느리기도 하고, 위험하기도 합니다. 그걸 '검증하고, 고치고, 구조를 판단할'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러려면 내가 AI보다 원리를 더 깊이 알아야 하죠. AI는 유능한 '조수'이고, 그 조수를 제대로 부리려면 내가 '주방장'이어야 하니까요.

그래서 전기정보공학부 컴퓨터 트랙의 이 과목들은, AI 시대에 오히려 값이 올라갑니다.

· 자료구조의 기초 · 알고리즘의 기초 — '왜 이 코드가 빠르고 느린지'를 판단하는 눈

· 컴퓨터조직론 · 운영체제의 기초 — 컴퓨터가 속에서 어떻게 도는지

· 데이터통신망의 기초 — 네트워크의 원리

이 기초가 탄탄해야, AI가 만든 것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기초는 AI에게 밀리지 않기 위한 방어선이에요. (그리고 데이터베이스는 교과 밖에서 꼭 스스로 채우세요. 자료구조·OS·네트워크·DB, 이 네 기둥은 기술면접 단골이니까요.)

PART 3. 관문은 여전히 '코딩테스트' — 다만 관점을 바꿔라

물론 네카라쿠배의 첫 관문인 코딩테스트는 여전히 넘어야 합니다. 정체는 결국 '자료구조 + 알고리즘'이죠.

다만 관점을 바꾸세요. 코딩테스트는 '외워서 통과하는 시험'이 아니라, '너 스스로 문제를 구조로 쪼개 풀 줄 아느냐'를 보는 자리입니다. AI 시대에도 이건 안 사라집니다. 문제를 논리로 분해하는 힘, 그건 AI에게 통째로 떠넘길 수 없는 '나의 사고력'이니까요. 백준·프로그래머스로 손을 만들되, 늘 '왜 이렇게 푸는가'를 물으세요. 답보다 그 질문이 실력을 만듭니다.

PART 4. 직무 갈래 — 어디로 가든 '기초 + 기획'을 얹어라

직무 갈래는 크게 셋입니다.

· 백엔드 — 운영체제·네트워크·데이터베이스. 대규모 서버의 뼈대.

· AI·ML — 딥러닝의 기초·기계학습 기초·컴퓨터비전의 기초. AI 시대에 가장 크는 갈래이고, 전기정보공학부의 강한 수학 기반이 유리합니다.

· 프론트·모바일 — 실전 개발 경험이 곧 실력. 사이드 프로젝트가 이력서의 대부분.

어느 갈래를 고르든, 다음 파트의 이야기를 반드시 얹어야 오래갑니다.

PART 5. ★핵심 — '기획이 가능한 개발자'가 되어라

자, 오늘의 진짜 이야기입니다. 테크트리의 맨 위에 반드시 얹어야 할 스킬 — '기획'입니다.

'기획이 가능한 개발자'란 뭘까요. 시키는 걸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무엇을 왜 만들지'를 정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 하는 요리사(코더)가 아니라, 메뉴 자체를 기획하는 셰프에 가깝죠.

· 이 기능이 '왜' 필요한가 (문제 정의)

· 사용자는 진짜로 무엇을 원하는가 (사용자·도메인 이해)

· 이게 비즈니스에 어떤 값을 주는가 (사업 감각)

· 여러 방법 중 왜 하필 이걸 골랐는가 (판단과 설계)

AI는 '어떻게(how)'를 점점 더 잘해줍니다. 하지만 '무엇을(what), 왜(why)'는 여전히 사람의 몫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 '무엇을·왜'가 기획입니다. 코드는 AI가 쓰더라도, 그 코드로 '무슨 문제를 풀지' 정하는 개발자는 대체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AI라는 강력한 손발을 얻어, 혼자서 열 사람 몫을 하게 되죠.

여기서 솔직한 이야기를 하나 보태겠습니다. 제가 옆에서 지켜본 뛰어난 개발자들은, 대체로 기술은 정상급인데 '사업'과 '시장' 앞에서는 의외로 약했습니다. 무언가를 '만드는' 데는 최고인데, "이게 시장에서 팔릴까, 사용자가 진짜 돈을 낼까, 대체 누구의 어떤 문제를 푸는 건가"라는 질문 앞에서는 자주 머뭇거리더군요. 만들기에 몰두하느라, 정작 '왜 만드는지, 누가 사는지'를 놓치는 겁니다. 좋은 물건을 기막히게 만들어놓고도, 그게 필요한 사람이 어디 있는지를 모르는 거죠.

그런데 바로 그 빈칸이, 여러분에게는 가장 큰 기회입니다. 대부분의 개발자가 약한 그 자리 — 시장을 읽고 사업을 이해하는 힘 — 를 채우는 순간, 여러분은 '수많은 개발자 중 하나'에서 '대체하기 어려운 한 사람'이 됩니다. AI가 코딩 실력의 격차를 빠르게 좁혀버리는 시대엔, 오히려 이 '시장·사업 감각'이 개발자들 사이의 진짜 격차가 될 겁니다. 코드는 비슷하게 짜도, '무엇을 왜 만드는지'에서 갈리는 거죠.

그래서 저는 후배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그냥 개발자가 되지 말고, '기획이 가능한 개발자' — 기술만이 아니라 시장까지 읽는 개발자가 되라고요.

선배의 조언 — '기술'과 '기획'을 동시에 기르는 법

학부 때부터 기획 근육을 어떻게 기를까요. 몇 가지만.

1. 사이드 프로젝트를 '기술'이 아니라 '문제'에서 시작하세요. "이 기술 한번 써보자"가 아니라 "이 불편을 풀어보자"로. 그게 기획의 첫 훈련입니다.

2. 만든 걸 '왜 만들었는지' 설명해보세요 — 글로, 발표로. 잘 설명하는 사람이 결국 기획을 합니다.

3. 좋아하는 도메인을 하나 가지세요. 금융이든 커머스든 게임이든. '기술 + 도메인'은 대체 불가의 조합입니다.

4. AI를 '적'이 아니라 '조수'로 부리는 연습을 지금부터. 시키고, 그 결과를 판단하고, 고치는 훈련.

5. 협업·소통. 혼자 잘 짜는 사람보다, 여럿을 움직여 '무엇을 만들지' 합의시키는 사람이 더 크게 됩니다.

마치며 — 저도, '기술에 기획을 얹어' 살아남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이야기를 조금 하겠습니다. 저는 전기공학이라는 '기술'에서 출발했지만, 거기에 법이라는 '기획'을, 다시 금융이라는 또 다른 '기획'을 얹으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기술만 있었다면 저는 수많은 엔지니어 중 하나였을 겁니다. 기술을 '무엇에·왜' 쓸지 정하는 힘 — 그게 저를 조금은 대체하기 어려운 사람으로 만들었어요.

개발자도 똑같습니다. 코드는 앞으로 AI와 나눠 쓰게 될 겁니다. 그러나 '무엇을 왜 만들지'를 정하는 힘은 오롯이 여러분의 것입니다. AI 시대에 살아남는 길은 AI보다 코드를 빨리 치는 게 아니라, AI가 못 하는 '문제 정의'를 손에 쥐는 것입니다.

그러니 부디, 코드를 넘어 '문제'를 보는 개발자가 되세요. 그게 제가 직접 걸어보고 확신하게 된, 살아남는 법입니다.

"AI가 '어떻게'를 대신 써주는 시대, 살아남는 개발자는 '무엇을·왜'를 쥔 사람입니다. 코드를 넘어 문제를 보는 개발자, 그게 대체되지 않는 개발자입니다."

작성 : 법무법인 리브로 대표변호사 · 변리사 유연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동문)

※ 본 글의 커리큘럼은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2026학년도 교과목 안내책자'를 바탕으로 정리했으며, 세부는 학번·연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공식 홈페이지 ece.snu.ac.kr 확인). 채용 기준은 회사·시기별로 다르므로, 본 글은 일반적 진로 참고 자료이자 개인적 소회입니다.

(함께 보기 : 「전기정보공학부 커리큘럼 지도」 · 「삼성·SK하이닉스 반도체 테크트리」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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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지 본 사이트의 게시물은 관련 법령과 실무를 이해하기 위한 일반적 정보·교육 목적의 자료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법령·판례와 그 해석은 변경될 수 있고 구체적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진행 중인 사안의 결과를 확정적으로 단정하지 않습니다.

변호사 광고 — 게시자 : 법무법인 리브로 대표변호사 · 변리사 유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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