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KKR·칼라일 같은 사모펀드(PE)는 "남의 돈을 모아, 빚을 얹어, 회사를 통째로 사서, 고쳐서 되파는" 곳입니다.
- 2높은 몸값의 비밀은 '2와 20' — 관리보수 2% + 성과보수(캐리) 20%. 소수가 거대 자본을 굴리니, 한 사람의 판단이 수억 달러를 좌우해 백만 달러도 남는 장사가 됩니다.
- 3그런데 변호사의 눈으로 보면 PE의 진짜 무기는 '돈'이 아니라 '계약과 구조'입니다. 그 구조가 무너지면 수익률도 신기루가 되니까요.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리브로 대표변호사·변리사 유연입니다.
커리어 상담을 하다 보면 자주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변호사님, PE 가면 돈 많이 번다던데 거기가 대체 뭐 하는 데예요?" 솔직히 저도 처음엔 어렴풋했습니다. KKR, 칼라일, 블랙스톤… 이름은 위압적인데 '무엇을 만들어 파는지'가 안 보이잖아요. 공장도 없고, 앱도 없고, 파는 물건도 없어 보이는데 직원 몸값은 기본이 백만 달러라니.
그런데 변호사로서 인수·합병(M&A) 딜을 옆에서 지켜보다 알게 됐습니다. 이들이 파는 건 물건이 아니라 '회사' 그 자체이고, 그 거래의 뼈대는 놀랍게도 '법'이라는 걸요. 오늘은 PE가 돈 버는 구조를, 변호사의 눈으로 해부해 보겠습니다.
※ 본 글은 사모펀드 산업을 이해하기 위한 일반적 정보·교육 목적의 칼럼이며, 특정 회사·펀드·종목에 대한 투자권유나 사실 진단이 아닙니다.
PART 1. 한 문장 정의 — '기업판 갭투자 + 리모델링'
PE를 가장 쉽게 비유하면 '기업을 대상으로 한 갭투자 + 리모델링'입니다. 부동산에서 빚을 끼고 집을 사서, 수리해 가치를 올린 뒤 되파는 것 — 그걸 '회사' 단위로, 조 단위로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순서는 이렇습니다.
① 펀딩 — 연기금·국부펀드·보험사 같은 큰손(LP)에게서 수십조 원을 모아 '펀드'를 만듭니다.
② 레버리지 — 회사 하나를 살 때 자기 돈 30%에 빌린 돈 70%를 얹습니다. 이 '빚(Leverage)'이 수익 증폭기예요.
③ 인수 — 회사 경영권을 통째로 삽니다. 흔히 상장폐지시켜 시장의 눈 밖에서 수술합니다.
④ 밸류업 — 3~7년간 구조조정·비용절감·인수합병으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립니다.
⑤ 엑시트 — 다시 상장하거나 다른 곳에 팔아 차익을 냅니다.
즉 '사서 → 고쳐서 → 되파는' 것. 요즘은 여기에 사모대출·인프라·부동산까지 붙여 '자산 백화점'이 됐습니다.
PART 2. 돈의 정체 — '2와 20'이라는 공식
몸값의 비밀은 이 수익 구조 하나에 다 들어 있습니다. 업계 전통 공식이 '2-and-20'이에요.
· 관리보수 2% — 굴리는 돈(AUM)의 2%를 매년 떼갑니다. 성과와 무관하게요. 헬스장 월회비 같은 거죠(다니든 안 다니든 걷힙니다). 수천억 달러를 굴리면 이 '기본급'만 연 수십억 달러입니다.
· 성과보수(캐리) 20% — 여기가 진짜입니다. 펀드가 낸 수익의 20%를 운용사가 가져갑니다. 100억을 벌어주면 20억이 이들 몫이에요.
그럼 왜 개인이 백만 달러를 받을까요? 세 가지가 겹칩니다.
첫째, 1인당 다루는 자본이 천문학적입니다. 은행은 수십만 명이 일하지만, PE는 수천 명이 수천억 달러를 굴립니다. 한 사람의 판단이 수억 달러를 벌거나 잃게 하니, 잘하는 사람에게 백만 달러를 줘도 회사엔 남는 장사죠.
둘째, 진짜 돈은 월급이 아니라 '캐리'입니다. 솔직히 "기본 연봉 백만 달러"는 살짝 부풀려진 이미지예요. 주니어는 그보다 낮고, 시니어(파트너)로 갈수록 캐리가 폭발합니다. 펀드 하나 잘 되면 파트너 한 명이 수천만 달러를 챙깁니다. 월급은 바닥일 뿐, 상단이 열려 있는 구조입니다.
셋째, 인재가 극도로 희소합니다. '재무 분석 + 인수금융 설계 + 협상 + 기업 경영'을 동시에 하는 사람은 드물거든요.
PART 3. ★ 변호사가 보는 진짜 무기 — PE는 '계약'으로 굴러간다
여기서부터가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은 PE를 '돈의 게임'이라 생각하지만, 변호사의 눈엔 '계약의 게임'으로 보입니다. 화려한 수익률 뒤에는 언제나 두꺼운 계약서 뭉치가 있고, 그게 무너지면 수익률도 신기루가 되니까요.
· 인수 그 자체가 법률 구조물입니다 — 빚을 얹어 회사를 사는 LBO는 인수금융 계약, 진술·보장(회사 상태를 속이면 책임), MAC 조항(중대한 악재가 생기면 발 뺄 권리), 담보 설정이 겹겹이 쌓인 정교한 법적 설계물이에요. 계약서 한 줄이 수천억을 가릅니다.
· 펀드 자체가 계약입니다 — 앞서 말한 '2와 20', 큰손(LP)과 운용사(GP)의 권리·의무가 전부 펀드 약정서(LPA)라는 계약에 박혀 있습니다. 캐리를 언제·어떻게 나누는지도 전부 조항이죠.
· 경영권 인수는 지배구조 재설계입니다 — 이사회를 어떻게 장악하고, 공동투자자와 어떻게 권리를 나누는지(주주간계약), 경영진 인센티브를 어떻게 거는지… 전부 법의 언어로 짜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PE 딜에서 변호사는 조연이 아니라, 그 딜을 '성립시키는 설계자'라고요. 금융이 "얼마에 살까"를 정하면, 법은 "어떻게 안전하게 사서, 어떻게 되팔 수 있게 묶을까"를 짭니다. 이 둘이 맞물려야 딜이 굴러갑니다.
PART 4. 빛과 그림자 — 레버리지는 양날의 칼이다
다만 정직하게 그림자도 말씀드려야겠습니다. PE의 핵심 도구인 '빚(레버리지)'은 지렛대라, 수익도 손실도 함께 키웁니다.
인수한 회사에 빚을 지우고 배당으로 빼가거나, 회사 부동산을 팔아 다시 임차하는(세일앤리스백) 방식으로 투자금을 서둘러 회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건 살던 집을 팔고 그 집에 월세로 눌러앉는 것과 같아요 — 당장 목돈은 생기지만, 매달 나가는 월세(임대료)가 회사 체력을 갉아먹습니다. 그러다 회사가 흔들리면, 정작 손실은 그 회사에 돈을 빌려준 투자자, 물건을 댄 납품업체, 그리고 직원이 떠안게 되죠. PE가 '약탈적 자본'이라 불리는 논쟁의 핵심이 여기 있고, 최근 국내에서도 대형 기업의 위기를 두고 이 논쟁이 다시 뜨거워졌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법이 선을 긋습니다. 위기를 숨긴 채 증권을 팔면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공시 위반이 되고, 회사가 무너지면 회생·도산법이 이해관계자의 몫을 정하며, 채권자·소비자 보호 법리가 작동합니다. 즉 PE의 '빛'을 키우는 것도 계약이지만, 그 '그림자'가 남을 해치지 못하게 막는 것도 결국 법이에요. (여기서는 특정 사건의 잘잘못을 단정하지 않겠습니다. 그건 수사와 재판의 몫이니까요.)
마치며 — 백만 달러의 정체, 그리고 그 뒤의 언어
정리하면 PE의 몸값은 '거대 자본 × 레버리지 × 소수 정예 × 성과 연동(캐리)'의 곱입니다. 학위가 아니라 '수억 달러짜리 판단을 내리는 능력'에 값을 매기는 시장인 거죠.
그런데 그 판단의 밑바닥엔 늘 두 개의 언어가 함께 흐릅니다 — "얼마의 가치인가"라는 금융의 언어, 그리고 "그 거래를 어떻게 짜고 지키는가"라는 법의 언어. 그래서 저는 PE 이야기를 볼 때마다 같은 생각을 합니다. 결국 판을 읽는 사람은 이 두 언어를 함께 쓰는 사람이라는 것. 제가 법에 금융을 더해 배우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백만 달러가 부러우셨다면, 부러워할 건 연봉 숫자가 아니라 그 숫자 뒤에 접혀 있는 '구조를 짜는 힘'입니다. 그리고 그 힘은, 생각보다 계약서 한 장에서 시작됩니다.
"사람들은 사모펀드를 '돈의 게임'이라 하지만, 변호사에겐 '계약의 게임'입니다. 화려한 수익률 뒤엔 언제나 두꺼운 계약서 뭉치가 있고, 그 계약이 무너지면 수익률도 신기루가 되니까요. 백만 달러의 정체는, 결국 '구조를 짜는 힘'입니다."작성 : 법무법인 리브로 대표변호사 · 변리사 유연
※ 본 글은 사모펀드 산업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기 위한 일반적 정보·교육 목적의 칼럼이며, 특정 회사·펀드·종목에 대한 사실 진단이나 투자권유가 아닙니다. 언급된 상황은 논지 설명을 위한 일반적 예시이며, 특정 사건의 법적 책임을 단정하지 않습니다. 개별 사안은 사실관계·관할·준거법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함께 보기 : 「기술·법에 금융까지 — 20여 년 만에 다시 앉은 그 책상」 · 「M&A 할 때 왜 변호사가 필요한가」)
※ 고지 본 사이트의 게시물은 관련 법령과 실무를 이해하기 위한 일반적 정보·교육 목적의 자료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법령·판례와 그 해석은 변경될 수 있고 구체적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진행 중인 사안의 결과를 확정적으로 단정하지 않습니다.
변호사 광고 — 게시자 : 법무법인 리브로 대표변호사 · 변리사 유연
유연의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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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에 있는 코인은 제 것입니까 — 파산과 해킹 앞에서 처음 확인해야 하는 한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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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생이 언어영역을 못한다는 말 — 저는 그 말이 제일 아깝습니다
지금은 국어영역이라고 부르죠. 제가 본 시험은 언어영역이었고, 그때 익힌 습관 하나가 결국 제 직업이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