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의 노트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로 가려면? — 전기정보공학부 '반도체 테크트리' 짜는 법

게임처럼, 어느 스킬을 어떤 순서로 찍어야 그 문이 열리는가

3줄 요약
  1. 1'반도체 회사'라고 뭉뚱그리지만 그 안엔 설계·소자/공정·SW·패키징 등 서로 다른 '직무'가 있고, 테크트리도 각각 다릅니다.
  2. 2어느 길을 가든 공통 기본기(회로·전자기·반도체소자 + 프로그래밍/AI)를 먼저 찍고, 그 위에 직무별 전문 트리를 얹습니다.
  3. 3요즘 최전선은 HBM·패키징·AI 반도체 — 삼성·SK하이닉스가 가장 사람을 많이 찾는 뜨거운 영역입니다.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리브로 대표변호사·변리사 유연입니다. 지난번 전기정보공학부 커리큘럼 지도를 그렸더니, 이런 질문이 많이 왔습니다. "선배님, 그래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로 가려면 대체 뭘 들어야 해요?"

사실 이 질문엔 제가 답할 자격이 조금 있습니다. 저는 변리사로 오래 일하며 반도체 특허를 수없이 다뤘거든요. D램, 낸드플래시, SSD… 이 회사들의 핵심 기술이 담긴 특허를 뜯어보는 게 제 일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알게 됐죠. 이 회사들이 '무엇을 중요하게 보는가'를요.

오늘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반도체 회사로 가는 '테크트리'를 짜드리겠습니다. 게임에서 최종 직업을 얻으려면 스킬을 순서대로 찍어야 하잖아요? 딱 그겁니다.

※ 커리큘럼은 2026학년도 안내책자 기준이며, 채용 기준은 회사·시기에 따라 다릅니다. 아래는 일반적 진로 참고이지, 합격을 보장하는 공식이 아닙니다.

PART 0. 먼저 — '반도체 회사'는 하나의 직업이 아니다

오해 하나를 풀고 갑시다. '반도체 회사'라고 뭉뚱그리지만, 그 안엔 서로 완전히 다른 직업(직무)이 여럿 있습니다. 회로를 설계하는 사람, 소자와 공정을 만드는 사람, 소프트웨어·CAD를 다루는 사람, 칩을 쌓고 붙이는(패키징) 사람…

각 직무마다 찍어야 할 테크트리가 다릅니다. 그러니 '하나의 정답 루트'는 없습니다. 대신, 어느 직무를 노리든 반드시 찍어야 하는 '공통 스탯'과, 직무별로 갈리는 '전문 스킬트리'가 있죠. 순서대로 보겠습니다.

PART 1. 공통 기본 스탯 — 어느 직업이든 이건 찍는다

어느 테크트리를 타든, 이 기본기 없이는 시작이 안 됩니다. 반도체의 '기초 체력'이에요.

· 기초회로이론 · 기초전자기학 — 모든 것의 뿌리 (2학년)

· 기초전자회로 및 실험 — 트랜지스터로 회로를 만드는 첫걸음 (3학년, 사실상 반도체의 관문)

· 반도체소자 — 반도체가 '왜' 그렇게 동작하는지. 설계든 공정이든 이게 공통 언어입니다.

· 프로그래밍 기본기 + 딥러닝의 기초 등 AI — 요즘은 반도체도 소프트웨어·AI 없이는 안 굴러갑니다.

이 다섯은 '어느 직업이든 찍는 공용 스탯'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여기가 부실하면, 위층 트리가 아무리 화려해도 무너집니다.

PART 2. 테크트리 A — 설계(Design)

▶ 노리는 직무 : 회로설계 엔지니어 (아날로그·디지털 IC, 메모리 설계)

반도체 회사의 꽃 중 하나입니다. 칩 안의 회로를 직접 그리는 일이죠.

· 기초전자회로 → 아날로그전자회로 (아날로그의 감각을 기른다)

· → 아날로그 집적회로 / 디지털집적회로 (실제 칩 설계의 핵심, 4학년)

· + 디지털 시스템 설계 및 실험 · 컴퓨터조직론 (디지털·시스템 이해)

이 라인을 쭉 타면 '설계' 직무의 문이 열립니다. 메모리 회사(삼성·SK하이닉스)는 특히 아날로그·회로 설계 인력을 꾸준히 찾습니다. 아날로그는 '감'이 필요한 영역이라, 일찍 시작해 오래 파둔 사람이 강합니다.

PART 3. 테크트리 B — 소자·공정(Device / Process)

▶ 노리는 직무 : 소자·공정 엔지니어 (메모리 셀, 공정 개발)

칩을 '어떻게 만드느냐', 반도체 물질이 '어떻게 동작하느냐'를 파는 트리입니다. 물리에 가장 가까워요.

· 전자기학 → 양자역학의 응용 (전자물리 트랙의 뼈대)

· → 반도체소자 → 나노소자의 기초 (소자의 원리, 4학년)

· → 마이크로나노시스템 기술개론 (미세 공정·시스템)

D램·낸드의 미세화, 수율, 신소자… 이런 걸 다루고 싶다면 이 트리입니다. 요즘 메모리 경쟁이 '얼마나 작게, 정확히 만드느냐'의 싸움이라, 소자·공정 인력의 몸값이 특히 높습니다.

PART 4. 테크트리 C — SW · CAD · AI 반도체

▶ 노리는 직무 : 설계자동화(EDA)·펌웨어·AI 반도체

설계와 공정을 '돕는 도구'를 만들거나, AI 반도체 자체를 다루는 트리입니다.

· 자료구조 → 알고리즘의 기초 → 컴퓨터조직론 → 디지털 시스템 설계 및 실험

· + 딥러닝의 기초 / 기계학습 기초 / 컴퓨터비전의 기초

반도체 설계 자동화(EDA), 펌웨어, 그리고 AI 가속기·NPU… 앞으로 가장 빠르게 커질 영역입니다. 컴퓨터 트랙에 AI를 얹으면 이 문이 열립니다. "나는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더 좋다" 싶은 분에게 딱이죠.

PART 5. 요즘 가장 뜨거운 곳 — HBM과 '패키징'

한 가지 꼭 덧붙이겠습니다. 요즘 메모리 반도체의 최전선은 'HBM(고대역폭 메모리)'이고, 그 승부처는 칩을 위로 높이 쌓고 붙이는 '패키징'입니다. (제가 예전 글에서 다룬 그 MR-MUF 공정이 바로 이 영역이죠.)

소자·공정 트리(B)에 마이크로나노시스템 같은 과목을 얹으면 이 뜨거운 분야로 이어집니다. 지금 삼성·SK하이닉스가 가장 많은 인력을 찾는 곳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설계만큼이나 '어떻게 쌓고 붙이느냐'가 승부를 가르는 시대가 됐거든요.

선배의 현실 조언 — 테크트리 '밖'의 이야기

테크트리만큼 중요한 게, 게임 밖의 이야기입니다. 스무 해 전 제가 몰랐던 것들이기도 하고요.

1. 학점보다 '전공 심화'의 깊이 — 얕게 많이보다, 한 갈래를 끝까지 판 흔적이 힘이 됩니다.

2. 연구실 인턴·학부연구생 — 교과서 밖 '진짜 반도체'를 만져본 경험은 무엇과도 안 바뀝니다.

3. 캡스톤(전기공학설계프로젝트)을 반도체 주제로 — 손으로 만들어본 프로젝트 하나가 자소서 열 줄보다 셉니다.

4. AI·프로그래밍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 — 어느 직무를 가든 공용어입니다.

5. 그리고, 테크트리는 참고일 뿐이라는 것 — 하나만 깊이 파도 되고, 두 갈래를 걸쳐도 됩니다. '정답 루트'에 갇히지 마세요.

마치며 — 첫 단추는 결국 '과목 하나'에서 끼워진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테크트리를 다 탔다고 합격이 보장되는 건 아닙니다. 채용은 학점·프로젝트·인성·타이밍까지 얽힌 종합예술이니까요. 다만 '어느 과목이 어느 직무의 열쇠인가'를 미리 알면, 4년을 훨씬 촘촘하게 쓸 수 있습니다. 제가 스무 해 전 이 지도를 가졌다면, 훨씬 덜 헤맸을 겁니다.

반도체는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산업입니다. 그리고 그 최전선에 서는 첫 단추가, 바로 이 학부의 과목 하나하나예요. 이 지도가 그 첫 단추를 끼우는 데 작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부디, 제가 겪은 시행착오는 건너뛰고 더 멀리까지 가시길.

"반도체로 가는 길엔 하나의 정답 루트가 없습니다. 설계든 소자든 SW든, '어느 과목이 어느 직무의 열쇠인가'를 알고 4년을 촘촘히 쓰는 사람이 결국 그 문을 엽니다."

작성 : 법무법인 리브로 대표변호사 · 변리사 유연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동문)

※ 본 글의 커리큘럼은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2026학년도 교과목 안내책자'를 바탕으로 정리했으며, 세부는 학번·연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공식 홈페이지 ece.snu.ac.kr 확인). 채용 기준은 회사·시기별로 다르므로, 본 글은 일반적 진로 참고 자료입니다.

(함께 보기 :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커리큘럼 지도」 · 「MR-MUF 쉬운 해설 — 반도체를 오븐에 굽는다고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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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지 본 사이트의 게시물은 관련 법령과 실무를 이해하기 위한 일반적 정보·교육 목적의 자료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법령·판례와 그 해석은 변경될 수 있고 구체적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진행 중인 사안의 결과를 확정적으로 단정하지 않습니다.

변호사 광고 — 게시자 : 법무법인 리브로 대표변호사 · 변리사 유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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