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정해진 것이 있습니다. 우리 저작권법에서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이고, 저작자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AI가 단독으로 만든 것은 원칙적으로 저작물이 아닙니다.
- 2저작물이 아니라는 말은 내 것도 아니라는 뜻입니다. 남이 그대로 가져다 써도 저작권으로 막기 어렵다는 의미예요. 브랜드 핵심에 AI 생성물을 쓸 때 반드시 감안해야 할 지점입니다.
- 3반대로 내 작품이 AI 학습에 쓰인 문제는 아직 정리 중입니다. 2026년 2월 정부가 공정이용 판단에 관한 안내서를 냈지만 안내서는 법이 아니고, 관련 입법 논의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리브로 대표변호사·변리사 유연입니다.
요즘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면서, 동시에 가장 답하기 어려운 질문입니다. AI로 만든 건 누구 것이냐, 그리고 내 그림과 글이 학습에 쓰인 건 괜찮은 거냐.
솔직히 말씀드리면 시원하게 답할 수 없는 부분이 꽤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조금 다르게 가겠습니다. 정해진 것과 아직 안 정해진 것을 나눠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분야에서 제일 위험한 건 모르는 게 아니거든요. 정해졌다고 착각하는 겁니다. "AI 그림은 자유롭게 써도 된다"거나 "학습은 무조건 침해다" 같은 단정이 양쪽에서 돌아다니는데, 둘 다 틀렸습니다.
※ 본 글은 관련 법률과 정책 동향을 이해하기 위한 일반적 정보·교육 목적의 칼럼(2026년 8월 기준)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이 분야는 법령 개정과 판례 형성이 진행 중이어서 시점에 따라 내용이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행 전 반드시 최신 기준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PART 1. ★ 정해진 것 — 저작자는 사람입니다
가장 단단한 지점부터 짚겠습니다.
우리 저작권법은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정의합니다. 그리고 저작자는 그 저작물을 창작한 자입니다.
이 두 문장에서 결론이 나옵니다. 창작한 주체가 사람이 아니면 저작물이 아닙니다. AI는 사람이 아니니 저작자가 될 수 없고, AI를 저작자로 등록할 수도 없습니다.
그럼 AI가 만들어낸 그림이나 글은 어떻게 될까요.
원칙적으로 저작물이 아닙니다. 그리고 저작물이 아니라는 말의 뜻을 정확히 이해하셔야 합니다. 보호받지 못한다는 뜻이고, 보호받지 못한다는 건 내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실무에서 첫 번째로 나오는 결론이 이겁니다. AI로 만든 이미지나 문구는, 남이 그대로 가져다 써도 저작권으로 막기 어렵습니다.이건 생각보다 큰 이야기입니다. 회사 로고를 AI로 뽑아서 쓰고 계시다면, 그 로고를 경쟁사가 비슷하게 써도 저작권을 근거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니까요.
물론 다른 길이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그 표시를 상표로 등록해 두었다면 상표권으로 대응할 수 있고, 오래 써서 널리 알려졌다면 부정경쟁 문제로 접근할 여지도 있습니다. 앞서 향수 편에서 하나의 대상을 여러 권리로 겹쳐 싼다고 말씀드렸는데, AI 생성물은 그중 저작권이라는 층이 비어 있는 상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니 나머지 층으로 메워야 합니다.
PART 2. 그럼 프롬프트를 공들여 썼다면요
가장 자주 나오는 반문입니다. 저도 이 질문이 정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결과를 얻으려고 수십 번 고쳐 넣고 골라내는 과정에 노력이 안 들어간 게 아니니까요.
그런데 현재 논의의 대체적인 방향은, 지시어를 입력하는 것만으로는 창작으로 보기 어렵다는 쪽입니다. 내가 원하는 바를 말했을 뿐 표현을 직접 만든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다만 여기서 중요한 갈래가 하나 생깁니다. 사람이 창작적으로 기여한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작물성이 인정될 여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AI가 만든 여러 결과물을 골라 배치하고, 직접 수정하고 덧그리고 다듬어 완성했다면, 그 더해진 부분은 사람의 창작이니까요.
그래서 이렇게 정리하시면 됩니다. 보호받는 것은 AI가 만든 부분이 아니라 내가 더한 부분입니다.여기서 나오는 실무 조언은 명확합니다. 무엇을 AI로 뽑았고 무엇을 내가 작업했는지 기록을 남기십시오. 원본 출력물, 중간 작업 파일, 수정 이력. 나중에 내 몫을 주장하려면 그 경계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앞선 여러 편에서 반복한 이야기가 여기서도 그대로입니다. 권리는 결국 그때그때 남긴 기록으로 증명됩니다.
PART 3. ★ 반대편 — 내 작품이 학습에 쓰였다면
이제 창작하시는 분들의 진짜 질문입니다.
구조부터 보겠습니다. AI를 학습시키려면 자료를 모아 복제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형식적으로 보면 복제가 일어나는 것이니,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이뤄졌다면 문제가 될 수 있는 지점이 생깁니다.
그런데 저작권법에는 공정이용이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일정한 경우에는 허락 없이 이용해도 침해로 보지 않는 것이죠. 그래서 핵심 질문은 이렇게 좁혀집니다. AI 학습이 공정이용에 해당하는가.
여기에 대해 2026년 2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가 생성형 AI의 저작물 학습에 대한 저작권법상 공정이용 안내서를 냈습니다. 판단할 때 참고할 기준과 고려 사항을 정리한 자료입니다.
눈여겨볼 대목이 있습니다. 상업적 목적의 학습이나 웹 크롤링 방식으로 수집한 자료를 이용한 학습이라 해서 그것만으로 곧바로 배제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요소를 종합해 판단하면 공정이용이 인정될 수 있다는 방향을 제시한 점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두 가지를 분명히 해두겠습니다.첫째, 안내서는 법이 아닙니다. 참고 기준이지 최종 판단이 아니에요. 실제 분쟁에서 어떻게 판단될지는 법원이 정합니다.
둘째, 입법도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습니다. 해외 일부 국가처럼 데이터 분석 목적의 이용을 일정 조건에서 허용하는 조항을 도입하자는 논의가 우리도 있었고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지만, 아직 제도로 확정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상태를 정직하게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학습은 무조건 침해다, 도 틀렸고 학습은 자유다, 도 틀렸습니다. 사안별로 따져야 하는 구간에 있습니다.
PART 4. ★ 아직 안 정해진 것들, 그리고 그동안 무엇이 그 자리를 대신하나
정해지지 않은 문제들을 솔직히 나열해 보겠습니다.
· 산출물이 특정 작품과 상당히 비슷하게 나왔을 때 누가 어떤 책임을 지는가
· 학습에 어떤 자료를 썼는지 공개할 의무가 있는가
· 문제가 생겼을 때 AI 서비스를 만든 쪽과 그것을 쓴 이용자 중 누가 책임지는가
· 창작자가 자기 작품을 학습에서 빼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가,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
전부 논의 중이거나 나라마다 답이 다른 문제들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제가 이 시리즈에서 반복해 온 명제가 다시 나옵니다. 새로운 자산이 나오면 법은 늘 늦게 도착합니다.앞서 원코인 편에서 그 시차가 사기의 서식지가 된다고 했는데, 여기서는 다른 일이 벌어집니다. 법이 도착하기 전까지, 그 자리를 계약이 대신합니다.
무슨 뜻이냐면 이렇습니다. 지금 AI 생성물의 권리를 실제로 정하고 있는 것은 저작권법이 아니라 각 서비스의 이용약관입니다. 산출물을 상업적으로 써도 되는지, 권리가 누구에게 있다고 정하고 있는지, 문제가 생기면 누가 책임지는지가 대부분 약관에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서비스마다 내용이 다릅니다.
그래서 실무에서 제가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도 법령이 아니라 약관입니다. 재미없는 답이지만 지금으로서는 그게 가장 정확합니다.
PART 5. 그래서 각자의 자리에서 무엇을 할까
창작하시는 분이라면
· 작품을 공개할 때 이용 조건을 명시해 두십시오. 아무 표시가 없는 것과 조건이 적혀 있는 것은 나중에 다툴 때 출발점이 다릅니다.
· 자동 수집을 원하지 않는다면 그 의사를 기술적으로도 표시해 두십시오.
· 유사한 산출물을 발견했다면 시점과 화면을 확보해 두십시오. 나중에 내려가면 사라집니다.
AI로 무언가를 만들어 쓰시는 분이라면
· 상업적으로 쓸 계획이라면 반드시 약관부터 확인하십시오. 특히 상업적 이용 허용 여부와 권리 귀속 조항입니다.
· 내가 더한 작업을 기록으로 남기십시오. 보호받을 수 있는 건 그 부분입니다.
· 브랜드의 핵심이 되는 표시라면 신중하십시오. 저작권 층이 비어 있으니, 최소한 상표로는 확보해 두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회사라면
· 임직원의 AI 사용에 관한 내부 기준을 만드십시오. 어떤 자료를 입력해도 되는지가 특히 중요합니다. 회사 기밀이나 고객 정보를 외부 서비스에 그대로 넣는 순간, 앞서 여러 편에서 다룬 영업비밀 관리가 무너집니다.
· 산출물을 검수하는 절차를 두십시오. 기존 저작물과 지나치게 비슷한 결과가 그대로 나가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 외부와 계약할 때 AI 사용 여부와 그에 따른 권리·책임을 명시하십시오. 납품받은 결과물이 AI로 만들어졌다면 권리 관계가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저장해 두세요 — AI와 저작권, 지금 확실한 다섯 가지
1. 저작자는 사람이다 — AI가 단독으로 만든 것은 원칙적으로 저작물이 아니다.
2. 저작물이 아니라는 건 내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 남이 써도 저작권으로 막기 어렵다.
3. 보호받는 것은 내가 더한 부분이다 — 그 경계를 보여줄 기록을 남겨라.
4. 학습 문제는 아직 정리 중이다 — 무조건 침해도, 완전히 자유도 아니다.
5. 지금 권리를 정하는 건 법이 아니라 약관이다 — 상업적으로 쓸 거면 약관부터 읽어라.
마치며 — 모른다고 말하는 것도 답입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이 주제에 대해 제가 드릴 수 있는 가장 정직한 답은, 절반은 정해졌고 절반은 아직이라는 것입니다.
정해진 절반은 이렇습니다. 저작자는 사람이고, AI가 만든 것 자체는 저작물이 아니며, 사람이 더한 부분만 보호받습니다.
정해지지 않은 절반은 학습과 산출물의 책임 문제입니다. 여기는 지금도 논의가 이어지고 있고, 정부가 판단 기준을 정리해 내놓았지만 그것으로 끝난 것은 아닙니다.
저는 이런 시기에 법률가가 해야 할 일이 단정을 내리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무엇이 정해졌고 무엇이 안 정해졌는지를 정확히 구분해 드리는 것이죠. 그래야 정해진 부분에서는 확실히 움직이고, 안 정해진 부분에서는 위험을 줄이는 선택을 할 수 있으니까요.
앞선 미국 판례 편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경계선 하나가 산업 하나를 만든다고요. 지금 우리는 그 경계선이 그어지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습니다. 몇 년 뒤에는 오늘의 이 애매함이 교과서 한 문단으로 정리되어 있겠죠.
그때까지는 각자 조심스럽게, 그리고 기록을 남기면서 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게 정해지지 않은 시기를 지나는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저작자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AI가 만든 것은 원칙적으로 저작물이 아니고, 저작물이 아니라는 건 내 것도 아니라는 뜻이죠. 보호받는 건 AI가 만든 부분이 아니라 내가 더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학습 문제는 아직 정리 중이라, 지금 권리를 실제로 정하는 건 법이 아니라 약관입니다."작성 : 법무법인 리브로 대표변호사 · 변리사 유연
※ 본 글은 관련 법률과 정책 동향을 이해하기 위한 일반적 정보·교육 목적의 칼럼(2026년 8월 기준)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나 결과 예측이 아닙니다. 인공지능과 저작권에 관한 법령·정책·판례는 형성 중이어서 시점에 따라 내용이 달라질 수 있고, 정부가 발간한 안내서는 참고 기준으로 법적 구속력을 갖는 판단이 아닙니다. 서비스별 이용약관의 내용도 각기 다르므로, 실행 전 최신 기준과 개별 약관을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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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지 본 사이트의 게시물은 관련 법령과 실무를 이해하기 위한 일반적 정보·교육 목적의 자료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법령·판례와 그 해석은 변경될 수 있고 구체적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진행 중인 사안의 결과를 확정적으로 단정하지 않습니다.
변호사 광고 — 게시자 : 법무법인 리브로 대표변호사 · 변리사 유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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