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지식재산 실무에는 기간이 정해진 절차가 유난히 많습니다. 그리고 그 기간은 대부분 지나간 뒤에야 알게 됩니다. 알림을 보내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 2가장 흔한 사고는 출원 전에 먼저 공개해 버리는 경우입니다. 구제 절차가 있긴 하지만 기간이 정해져 있고, 나라마다 조건이 달라 국외에서는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 3이 글의 목적은 겁을 드리려는 것이 아니라 세어 보시게 하려는 것입니다. 아래 열 개 중 몇 개나 날짜를 답하실 수 있는지 확인해 보십시오.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리브로 대표변호사·변리사 유연입니다.
일을 하다 보면 가장 마음이 무거운 순간이 있습니다. 기술도 좋고 사업도 잘 되고 있는데, 날짜가 지나서 아무것도 해드릴 수 없을 때입니다.
이건 실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식재산 절차에는 기간이 정해진 것이 유난히 많은데, 그 기간이 다가온다고 알려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세금은 고지서라도 오죠. 이쪽은 조용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목록을 하나 드리려고 합니다. 자주 놓치는 날짜 열 개입니다. 읽으시면서 우리 회사는 이게 언제인지 답할 수 있는지 세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 본 글은 지식재산 제도를 이해하기 위한 일반적 정보·교육 목적의 칼럼(2026년 8월 기준)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아래 기간과 요건은 제도의 개요를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나라와 절차에 따라 다르고 개정될 수 있으므로 실제 사안에서는 그 시점의 현행 규정과 개별 사실관계를 확인하셔야 합니다.
PART 1. ★ 가장 자주 일어나는 사고 — 출원 전에 알려버리는 것
먼저 압도적으로 흔한 것 하나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특허는 새로운 것에 주어집니다. 그래서 출원하기 전에 그 내용이 세상에 알려져 버리면, 그 시점부터 그건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아니게 됩니다.
문제는 알려지는 경로가 생각보다 많다는 점입니다.
· 학회 발표와 논문 게재
· 전시회 출품과 제품 시연
· 홈페이지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소개
· 크라우드펀딩 페이지 공개
· 보도자료 배포
· 비밀유지 약정 없이 진행한 외부 미팅
이 중 마지막이 특히 아깝습니다. 투자를 받으려고, 또는 납품을 하려고 기술을 설명하는 자리 말입니다. 서류 한 장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구제 절차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특허법」은 스스로 공개한 경우에 대해 일정 기간 안에 출원하면서 그 사실을 주장하면 신규성을 잃지 않은 것으로 봐주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다만 기간이 정해져 있고, 절차를 갖춰야 하며, 무엇보다 나라마다 인정 범위가 다릅니다.
그래서 이런 일이 생깁니다. 국내에서는 살렸는데 해외에서는 못 살리는 경우요. 국내 시장만 보고 사업하실 거면 괜찮지만, 나중에 수출을 하게 되면 그때는 이미 방법이 없습니다.
정리하면 순서는 이렇습니다. 알리기 전에 출원하는 것. 이 한 줄이 지식재산 실무에서 가장 값어치 있는 습관입니다.
PART 2. 출원 이후에 따라오는 시계들
출원을 했다고 끝이 아닙니다. 그 뒤로도 날짜가 이어집니다.
① 우선권을 쓸 수 있는 기간
먼저 낸 출원을 기준 삼아 다른 나라에 출원할 때, 그 날짜를 그대로 쓸 수 있는 제도가 있습니다. 다만 기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최초 출원일로부터 열두 달입니다.
이 열두 달이 사업하시는 분들께 가장 중요한 시계입니다. 뒤에서 따로 말씀드리겠습니다.② 국제출원 이후 각국으로 들어가는 기간
여러 나라를 한 번에 겨냥해 국제출원을 하는 경로가 있습니다. 이 경우 실제로 각 나라에서 심사를 받으려면 정해진 기간 안에 그 나라 절차로 들어가야 합니다. 이 역시 기간이 정해져 있고, 지나면 그 나라에서는 끝납니다.
③ 심사를 청구하는 기간
우리 제도에서는 출원했다고 자동으로 심사가 시작되지 않습니다. 심사를 해달라고 청구해야 합니다. 이 청구에도 기간이 있고, 하지 않으면 그 출원은 없던 것으로 취급됩니다.
이 항목이 실무에서 종종 사고가 납니다. 출원했으니 됐다고 생각하고 잊어버리는 경우죠.
④ 거절이유에 답하는 기간
심사관이 이런 이유로 거절할 예정이라고 통지하면, 정해진 기간 안에 의견을 내거나 내용을 고칠 수 있습니다. 연장할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무한정은 아닙니다.
여기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거절이유통지는 나쁜 소식이 아닙니다. 오히려 대화가 시작된 것입니다. 이 단계에서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권리의 범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그런데 이걸 탈락 통보로 오해하고 포기하시는 경우를 봅니다.PART 3. 권리를 받은 다음에도 시계는 돕니다
등록되면 마음이 놓입니다. 그런데 이때부터 다른 종류의 날짜가 시작됩니다.
⑤ 연차료를 내는 날
특허권은 유지 비용을 내야 살아 있습니다. 안 내면 소멸합니다. 늦었을 때 추가로 낼 수 있는 기간이 있고 회복 절차도 있지만 조건이 붙습니다.
앞서 거래정지 편에서 어려워진 회사에서 가장 먼저 끊기는 지출 중 하나가 이것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어려운 회사만 그런 게 아닙니다. 담당자가 바뀌면서, 대리인이 바뀌면서, 이메일 주소가 바뀌면서 조용히 놓칩니다.
⑥ 상표를 갱신하는 날
상표권은 존속기간이 정해져 있지만 갱신할 수 있습니다. 계속 장사하는 한 계속 쓸 수 있다는 뜻이죠. 다만 갱신 신청에도 기간이 있습니다. 지나면 권리가 없어지고, 그 이름을 다른 사람이 가져갈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십 년쯤 지나 갱신 시점이 오면 그 사이 담당자도 바뀌고 대리인도 바뀐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 항목이 의외로 잘 새어 나갑니다.⑦ 상표를 실제로 쓰고 있느냐
등록만 해두고 쓰지 않는 상표는 취소될 수 있습니다. 정해진 기간 동안 정당한 이유 없이 사용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취소를 구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브랜드를 여러 개 등록해 두는 회사에서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등록해 뒀으니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쓰지 않으면 그 안전이 유지되지 않습니다.
⑧ 존속기간 자체
특허권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출원일을 기준으로 정해진 기간이 지나면 끝납니다. 이건 놓치는 날짜라기보다 미리 알고 대비해야 하는 날짜입니다.
앞서 배당 편에서 특허에서 나오는 로열티에는 정해진 끝이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그 끝이 이 날짜입니다. 그 수익에 기대고 있는 회사라면 이 날짜부터 거꾸로 계획을 세우셔야 합니다.
PART 4. 다툼이 생겼을 때의 시계
⑨ 심결이나 결정에 불복하는 기간
심판 결과나 처분에 불복하려면 정해진 기간 안에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이 기간은 짧은 편이고 연장이 잘 되지 않습니다.
⑩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
침해를 당했더라도 청구할 수 있는 기간에 제한이 있습니다. 「민법」이 정한 소멸시효가 적용되고,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을 기준으로 하는 기간과 행위가 있은 날을 기준으로 하는 기간이 각각 있습니다.
그래서 침해를 알고도 오래 두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두 가지 이유에서입니다. 청구할 수 있는 범위가 줄어들고, 상대가 그 상태로 사업을 키워버리면 나중에 멈추게 하기가 훨씬 어려워집니다.그리고 여기에 목록에 넣기 애매하지만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직원이 발명을 신고했을 때 회사가 승계할지 여부를 알려야 하는 기간입니다. 「발명진흥법」은 이에 관한 절차와 기간을 정하고 있는데, 이걸 지키지 않으면 그 발명에 대한 회사의 지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직무발명 규정을 만들어만 두고 실제 운영을 하지 않는 회사가 많은데, 정작 문제가 되는 곳이 여기입니다.
PART 5. ★ 그래서 무엇을 하면 되나
겁을 드리려고 쓴 글이 아니니 실용적인 이야기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이 모든 날짜를 사장님이나 담당자가 외우고 계실 필요는 없습니다. 필요한 것은 세 가지뿐입니다.
① 목록이 있을 것
우리 회사가 가진 지식재산이 무엇이고, 각각 어느 나라에 있고, 다음 날짜가 언제인지를 한 장으로 정리해 두는 것입니다. 엑셀 한 장이면 됩니다. 이게 없는 회사가 정말 많습니다.
② 담당이 정해져 있을 것
누가 그 목록을 보는지 정해져 있어야 합니다. 사람이 바뀔 때 이 목록이 함께 넘어가도록 하는 것까지 포함해서요. 실무에서 사고는 대부분 인수인계 지점에서 납니다.
③ 알리기 전에 확인하는 습관
발표든 전시든 미팅이든, 밖으로 나가기 전에 한 번 확인하는 절차를 두는 것입니다. 이건 규정을 거창하게 만들 필요도 없습니다. 대외 공개 전에 담당자에게 한 번 물어보는 것만으로 대부분의 사고가 막힙니다.
한번 세어 보시죠. 다음 질문에 몇 개나 답하실 수 있습니까.
· 우리 회사 특허의 다음 연차료 납부일은 언제인가
· 우리 상표의 갱신 기한은 언제인가
· 등록해 둔 상표 중 실제로 쓰고 있지 않은 것이 있는가
· 이번 달에 외부에 공개할 예정인 기술 내용이 있는가, 있다면 출원은 되어 있는가
· 지난 열두 달 안에 낸 출원 중 해외 출원을 검토해야 하는 건이 있는가
· 직원이 신고한 발명에 대해 회사가 승계 여부를 통지한 기록이 있는가
여기서 절반 이상 답이 막히셨다면, 그건 관리가 부실해서가 아니라 이 목록을 만들어 본 적이 없어서입니다. 대부분의 회사가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건 하루면 만들 수 있습니다.저장해 두세요 — 놓치기 쉬운 날짜들
1. 알리기 전에 출원하라 — 발표·전시·홈페이지 공개 전에요. 구제 규정이 있지만 나라마다 다릅니다.
2. 첫 출원 후 열두 달 — 해외로 갈지 결정해야 하는 시계입니다.
3. 심사청구를 잊지 마라 — 출원했다고 심사가 자동으로 시작되지 않습니다.
4. 거절이유통지는 탈락이 아니다 — 대응 기간 안에 답하면 권리의 범위가 달라집니다.
5. 연차료와 상표 갱신 — 담당자가 바뀌는 지점에서 가장 많이 새어 나갑니다.
6. 쓰지 않는 상표는 취소될 수 있다 — 등록만으로 유지되지 않습니다.
7. 침해를 알았다면 미루지 마라 — 청구 가능한 범위가 줄어들고 상대의 사업은 커집니다.
마치며 — 조용히 지나가는 것들
정리하겠습니다.
권리를 놓치는 이유의 상당수는 기술이 부족해서도, 판단을 잘못해서도 아닙니다. 그냥 날짜가 지나서입니다. 그리고 그 날짜들은 아주 조용히 지나갑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요.
실제로 문제가 드러나는 시점은 훨씬 나중입니다. 경쟁사가 같은 제품을 냈을 때, 투자를 받으려고 실사를 받을 때, 해외 거래처가 특허가 있느냐고 물었을 때. 그때 확인해 보면 이미 지나가 있습니다.
이 시리즈에서 계속 반복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되돌릴 수 없는 결정일수록 맨 앞에 몰려 있다는 것. 지식재산은 그 성질이 가장 뚜렷한 영역입니다. 출원 전에 공개해 버린 사실은 나중에 아무리 돈을 써도 되돌릴 수 없습니다.
그러니 오늘 딱 한 가지만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우리 회사의 지식재산 목록을 한 장으로 만들어 보는 것. 만들다가 답이 안 나오는 칸이 생기면, 그 칸이 지금 확인이 필요한 자리입니다. 그리고 이런 확인은 기한이 남아 있을 때 해야 의미가 있습니다. 지나간 뒤에는 확인해도 할 수 있는 일이 없거든요.
"권리를 못 받는 이유의 상당수는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날짜가 지나서입니다. 그리고 그 날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조용히 지나갑니다 — 알려주는 사람이 없거든요."작성 : 법무법인 리브로 대표변호사 · 변리사 유연
※ 본 글은 지식재산 제도를 이해하기 위한 일반적 정보·교육 목적의 칼럼(2026년 8월 기준)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나 결과 보장이 아닙니다. 본문에 언급한 기간·요건·구제 절차는 제도의 개요를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절차와 나라에 따라 다르고, 관련 법령과 해석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실제 사안에서는 개별 사실관계와 그 시점의 현행 규정을 함께 확인하셔야 합니다.
(함께 보기 : 「특허증을 받았는데 왜 못 막습니까 — 당신이 받은 것은 발명이 아니라 몇 줄의 문장입니다」 · 「제가 발명했는데 왜 회사 특허인가요 — 직무발명 보상」 · 「5년 키운 가게 이름, 남이 먼저 등록했습니다」 · 「창업 첫 주에 5분 만에 정한 것이, 5년 뒤 가장 비싼 문제가 됩니다」)
※ 고지 본 사이트의 게시물은 관련 법령과 실무를 이해하기 위한 일반적 정보·교육 목적의 자료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법령·판례와 그 해석은 변경될 수 있고 구체적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진행 중인 사안의 결과를 확정적으로 단정하지 않습니다.
변호사 광고 — 게시자 : 법무법인 리브로 대표변호사 · 변리사 유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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