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의 기업법 노트

회사에 돈이 들어오는데 왜 내 주식이 깎입니까 — 유상증자, 세 가지 방식은 뜻이 완전히 다릅니다

공시창의 '유상증자' 네 글자보다 그 아래 한 줄을 먼저 보셔야 합니다. 주주배정인지 제3자 배정인지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지거든요

3줄 요약
  1. 1유상증자는 회사가 새 주식을 찍어 돈을 받는 일입니다. 회사에는 돈이 들어오지만 주식 수가 늘어나므로 기존 주주 한 사람의 몫은 얇아집니다. 이 둘은 동시에 일어납니다.
  2. 2같은 유상증자라도 주주배정·일반공모·제3자 배정은 법적으로 전혀 다른 사건입니다. 주주배정은 기존 주주에게 먼저 살 권리를 주고, 제3자 배정은 그 권리를 건너뜁니다.
  3. 3「상법」은 제3자 배정에 정관 근거와 경영상 목적이라는 조건을 걸어두었습니다. 그리고 주주가 다툴 수 있는 시간은 신주를 발행한 날부터 6개월입니다.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리브로 대표변호사·변리사 유연입니다.

법을 하는 사람이 금융을 공부하다 보면 유난히 오래 걸린 질문이 하나씩 있습니다. 저에게는 이것이었습니다. 회사 계좌에 현금이 들어오는 일인데, 왜 주주들은 이 공시를 보고 화를 낼까.

한동안 저는 이걸 심리의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심리가 아니라 산수였습니다. 그리고 그 산수 위에 법이 한 겹 더 얹혀 있더군요.

오늘은 그 이야기입니다. 종목을 고르는 이야기가 아니라, 유상증자 공시가 무슨 사건인지를 법의 문법으로 읽는 이야기입니다.

※ 본 글은 관련 법령과 기업법 실무를 이해하기 위한 일반적 정보·교육 목적의 칼럼(2026년 8월 기준)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나 투자 권유·투자 판단의 근거가 아닙니다. 특정 종목이나 특정 회사의 결정을 평가하려는 글도 아닙니다.

PART 1. ★ 왜 돈이 들어오는데 내 몫이 줄어드나

가장 단순한 그림부터 그리겠습니다.

피자 한 판을 열 조각으로 나눠 열 명이 한 조각씩 들고 있다고 해보죠. 여기서 두 조각을 더 만들어 새로 온 사람에게 주면, 원래 있던 사람의 조각은 그대로인데 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줄어듭니다. 열 명이 10퍼센트씩 갖고 있다가 열두 조각 중 한 조각, 그러니까 8퍼센트대가 되는 거죠.

그런데 유상증자는 조각만 늘리는 게 아닙니다. 새로 온 사람이 돈을 내고 들어오니까 판 자체도 커집니다. 그래서 이론적으로는 조각이 얇아진 만큼 판이 커지면 손해가 아닙니다.

문제는 여기서 갈립니다. ★ 실제로 화가 나는 이유는 조각 수가 아니라 두 가지입니다.

첫째, 얼마에 팔았느냐. 신주는 보통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발행됩니다. 안 그러면 아무도 안 사니까요. 그런데 싸게 팔면 그 차액만큼 기존 주주의 몫에서 새 주주에게 넘어갑니다. 판은 커졌는데 내가 낸 것도 아닌 할인이 남의 주머니로 간 셈이죠.

둘째, 그 돈을 어디에 쓰느냐. 새 공장을 지어 이익을 늘리려고 받은 돈과, 만기가 돌아온 빚을 갚으려고 받은 돈은 같은 금액이라도 의미가 전혀 다릅니다. 앞의 것은 판을 키우는 돈이고 뒤의 것은 판이 꺼지는 걸 막는 돈입니다.

그래서 유상증자 공시를 읽을 때 첫 번째 질문은 "얼마나 늘어나나"가 아니라 "누구에게, 얼마에, 무엇을 하려고"입니다. 이 세 가지가 전부 공시에 적혀 있습니다.

PART 2. ★ 세 가지 방식 — 여기서 법이 갈립니다

이 부분이 오늘 글에서 가장 중요합니다. 유상증자에는 크게 세 가지 방식이 있고, 법적으로는 서로 다른 사건입니다.

① 주주배정

기존 주주에게 지분 비율대로 새 주식을 살 권리를 먼저 주는 방식입니다. 「상법」 제418조 제1항이 정한 원칙이 이것입니다. 주주는 자기가 가진 주식 수에 비례해 신주를 배정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이죠.

이 방식에서는 내 몫이 줄지 않을 길이 열려 있습니다. 배정받은 만큼 돈을 내고 사면 비율이 유지되니까요. 물론 돈을 더 넣기 싫으면 안 사면 되고, 그러면 비율은 줄어듭니다. 선택권이 나에게 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② 일반공모

기존 주주 여부를 따지지 않고 불특정 다수에게 청약을 받는 방식입니다. 기존 주주도 청약할 수 있지만 우선권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③ 제3자 배정

특정한 상대를 정해 그 사람에게만 신주를 주는 방식입니다. 전략적 제휴 상대, 재무적 투자자, 때로는 회사와 가까운 쪽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여기가 법이 가장 예민하게 보는 지점입니다. 제3자 배정은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건너뛰는 일이거든요. 그래서 「상법」 제418조 제2항은 조건을 걸어두었습니다. 정관에 근거가 있어야 하고, 신기술 도입이나 재무구조 개선처럼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거꾸로 읽으면 이렇습니다. 경영상 목적이 아니라 다른 목적, 예컨대 특정인의 지분을 늘려주려는 목적으로 쓰였다면 다툼의 여지가 생깁니다. 실제로 법원은 이 요건을 형식적으로만 보지 않고 실질을 따져 왔습니다.

그래서 공시를 볼 때 순서는 이렇습니다. 유상증자 네 글자를 보고 놀라기 전에, 그 아래 배정 방식 한 줄을 먼저 보십시오. 주주배정이면 나에게 선택권이 오는 사건이고, 제3자 배정이면 나를 건너뛰는 사건입니다. 같은 단어이지만 성격이 다릅니다.

PART 3. 공시에서 실제로 볼 다섯 줄

법률 이야기를 실용적으로 바꿔 보겠습니다. 유상증자 공시에서 눈이 가야 할 항목은 대략 다섯 개입니다.

· 배정 방식 — 주주배정인지, 주주우선공모인지, 일반공모인지, 제3자 배정인지. 제3자 배정이면 그 상대가 누구인지도 적혀 있습니다.

· 자금 사용 목적 — 시설자금, 운영자금, 채무상환자금,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어느 칸에 얼마가 들어가 있는지가 사실상 이 증자의 성격입니다.

· 발행가액과 할인율 — 얼마나 싸게 파는지입니다. 할인이 클수록 기존 주주가 부담하는 몫도 커집니다.

· 신주배정기준일과 권리락 — 이 날짜를 기준으로 배정 대상이 정해지고, 그 다음 날 주가는 이론적으로 조정됩니다. 권리락 당일의 가격 변화를 보고 급락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 실권주 처리 — 주주가 청약하지 않고 남은 물량을 어떻게 하는지입니다. 일반공모로 돌리는지, 주관 증권사가 떠안는지, 특정인에게 배정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특히 두 번째와 다섯 번째를 권합니다. 자금 사용 목적란은 회사가 스스로 밝힌 사정이고, 실권주 처리 방식은 이 증자가 실제로 누구에게 흘러가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PART 4. 주주가 쓸 수 있는 카드, 그리고 그 카드의 한계

기업법 쪽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신주 발행이 부당하다고 느낄 때 주주가 쓸 수 있는 수단은 「상법」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다만 각각 시점과 요건이 다릅니다.

① 발행 전 — 신주발행유지청구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하거나 현저하게 불공정한 방법으로 신주가 발행되어 주주가 불이익을 받을 염려가 있는 경우, 회사에 그 발행을 멈추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상법」 제424조). 실무에서는 발행금지 가처분 형태로 다투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현실적인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이건 발행 전에만 의미가 있는 카드라는 점입니다. 신주가 이미 나가버리면 되돌리기가 훨씬 어려워집니다.

② 발행 후 — 신주발행무효의 소

신주 발행의 무효는 주주·이사·감사가 신주를 발행한 날부터 6개월 안에 소로만 주장할 수 있습니다(「상법」 제429조). 기간이 짧습니다. 그리고 법원은 이미 발행된 주식을 무효로 만드는 데 신중한 편입니다. 그 주식을 믿고 거래한 사람들이 이미 생겼기 때문입니다.

③ 불공정한 가액으로 인수한 사람의 책임

이사와 통모해 현저하게 불공정한 발행가액으로 주식을 인수한 자는 회사에 공정한 가액과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를 집니다(「상법」 제424조의2).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제도는 있습니다. 다만 시점이 앞에 몰려 있고 기간이 짧습니다. 이건 이 시리즈에서 계속 반복되는 구조이기도 합니다. 되돌릴 수 있는 시간은 언제나 가장 앞쪽에 있고, 문제를 알아차리는 시점은 대개 그보다 뒤입니다.

PART 5. 기술기업의 증자라면 한 칸을 더 보십시오

여기서부터는 제 일의 영역입니다. 특허 명세서를 쓰고 무효·침해 분석을 해 온 쪽에서 이 공시를 보면 눈이 한 곳에 더 갑니다.

자금 사용 목적란에 연구개발이 적혀 있는 경우입니다.

연구개발에 돈을 쓰겠다는 말은 좋습니다. 그런데 그 돈으로 만들어질 결과물의 권리가 이 회사에 온전히 남는 구조인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실제로 확인이 필요한 지점이 몇 군데 있습니다.

· 공동연구로 진행되는 경우 — 결과물인 특허를 공동으로 보유하게 되는지, 그렇다면 각자 어디까지 쓸 수 있는지가 계약에 정해져 있어야 합니다. 공동 보유는 생각보다 자유롭지 않습니다.

· 정부 과제가 섞인 경우 — 과제 수행으로 나온 결과물에는 별도의 규율이 따라붙습니다. 소유와 활용에 조건이 붙는다는 뜻입니다.

· 외부에서 기술을 들여오는 경우 — 산 것인지 빌린 것인지가 다릅니다. 라이선스라면 기간과 범위가 있고, 회사의 지배구조가 바뀔 때 계약이 흔들리도록 되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 사람이 만든 발명의 승계 — 직무발명에 관한 사내 규정과 보상 절차가 정비되어 있지 않으면, 회사가 그 특허를 온전히 자기 것으로 유지하는 데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무슨 말씀을 드리려는 것이냐면, 증자로 들어온 돈이 기술로 바뀌는 것까지는 회사가 하는 일이지만, 그 기술이 회사의 자산으로 남는지는 계약과 등록이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이건 투자 판단의 문제가 아니라 권리 귀속의 문제이고, 기술 내용과 특허 실무를 함께 보는 검토가 필요한 지점입니다.

저장해 두세요 — 유상증자 공시, 이 다섯 줄

1. 네 글자보다 그 아래 한 줄 — 주주배정인가 제3자 배정인가. 나에게 선택권이 오는 사건인지 나를 건너뛰는 사건인지가 여기서 갈립니다.

2. 자금 사용 목적란을 보라 — 시설이냐 운영이냐 채무상환이냐. 같은 금액도 성격이 다릅니다.

3. 제3자 배정에는 조건이 있다 — 정관 근거와 경영상 목적(「상법」 제418조 제2항). 형식만이 아니라 실질을 봅니다.

4. 시간은 6개월 — 신주발행무효의 소는 발행일부터 6개월 안에만 가능합니다(제429조). 멈추는 카드는 발행 전에만 유효합니다.

5. 기술기업이라면 한 칸 더 — 연구개발 자금이라면, 그 결과물의 권리가 회사에 남는 구조인지가 별개의 문제입니다.

마치며 — 같은 단어, 다른 사건

정리하겠습니다. 유상증자는 그 자체로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아닙니다. 회사가 돈이 필요해서 주주나 시장에 손을 내미는 일이고, 그 손을 어떤 방식으로 내미느냐가 전부입니다.

주주에게 먼저 기회를 주는 방식과, 특정한 상대에게 바로 주는 방식은 회사가 같은 말을 하고 있어도 다른 선택입니다. 법이 제3자 배정에만 조건을 달아둔 이유가 그것입니다. 기존 주주가 원래 갖고 있던 권리를 건너뛰는 일이니까요.

저는 이 공시를 읽는 법을 금융 쪽에서 배웠지만, 결국 판단의 기준은 법 쪽에 있었습니다. 누구의 권리를 건너뛰었는가, 건너뛸 만한 이유가 적혀 있는가, 그리고 그 이유가 실제 목적과 맞는가.

다음에 관심 있는 회사의 유상증자 공시가 뜨면, 놀라기 전에 그 아래 한 줄을 먼저 보십시오. 배정 방식 한 줄입니다. 그 줄이 나머지를 거의 다 설명해 줍니다.

"유상증자는 조각 수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의 권리를 건너뛰었는가의 문제입니다. 「상법」이 제3자 배정에만 정관 근거와 경영상 목적을 요구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고, 그걸 다툴 수 있는 시간은 발행일부터 6개월뿐입니다."

작성 : 법무법인 리브로 대표변호사 · 변리사 유연

※ 본 글은 관련 법령과 기업법 실무를 이해하기 위한 일반적 정보·교육 목적의 칼럼(2026년 8월 기준)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나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신주 발행의 적법성과 주주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정관의 내용, 발행의 경위와 목적 등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고, 관련 법령과 해석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특정 회사의 결정을 평가하거나 진행 중인 사안의 결과를 확정적으로 단정하지 않습니다.

(함께 보기 : 「밸류업·주가부양·시세조종 — 다 같은 '주가 올리기'일까?」 · 「자본시장법, '형식'만 맞추면 안전할까 — 억울한 감옥과 '실질을 보는 법'」 · 「딱 1억을 남긴 49억 — 최태원 회장의 매수에 숨은 자본시장법의 문법」 · 「창업 첫 주에 5분 만에 정한 것이, 5년 뒤 가장 비싼 문제가 됩니다」)

#유상증자#주주배정#제3자배정#일반공모#신주인수권#신주발행#신주발행무효의소#신주발행유지청구#상법제418조#권리락#신주배정기준일#실권주#할인율#자금사용목적#채무상환자금#희석#증자#공시읽는법#소액주주#주주권#기업법#자본시장법#직무발명#공동연구#IP실사#기술자산#변리사출신변호사#유연의기업법노트#법무법인리브로#유연변호사

※ 고지 본 사이트의 게시물은 관련 법령과 실무를 이해하기 위한 일반적 정보·교육 목적의 자료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법령·판례와 그 해석은 변경될 수 있고 구체적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진행 중인 사안의 결과를 확정적으로 단정하지 않습니다.

변호사 광고 — 게시자 : 법무법인 리브로 대표변호사 · 변리사 유연

같은 시리즈

유연의 기업법 노트

전체 목록 →
유연의 기업법 노트

특허증은 국경에서 멈춥니다 — 수출을 시작하는 순간 시작되는 열두 달

국내 등록증을 들고 계셔도 국외에서는 아무것도 막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 나라에서 내 이름을 이미 남이 등록해 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유연의 기업법 노트

투자 계약 직전에 터지는 지식재산 문제 — 실사에서 반드시 나오는 아홉 개의 질문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2주 전에 발견되면, 그 문제는 협상 카드가 됩니다. 그때는 이미 우리 쪽에 시간이 없습니다

유연의 기업법 노트

지식재산에는 지나가면 되돌릴 수 없는 날짜가 있습니다 — 오늘 세어 보셔야 할 열 개의 시계

권리를 못 받는 이유의 상당수는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날짜가 지나서입니다. 그리고 그 날짜는 대부분 조용히 지나갑니다

유연의 기업법 노트

자사주를 샀다는데 왜 안 오릅니까 — 매입과 소각은 완전히 다른 일입니다

사놓고 없애지 않으면 그 물량은 회사 금고에 남습니다. 언젠가 다시 나올 수 있고, 그때 누구에게 가느냐가 지배구조의 문제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