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의 기업법 노트

돈을 다 줬는데 왜 제 것이 아닌가요 — 외주로 만든 결과물의 권리

직원이 만들면 회사 것이고, 외주로 만들면 만든 사람 것입니다. 이 차이를 모르면 몇 년 뒤 발목이 잡힙니다

3줄 요약
  1. 1직원이 업무로 만든 저작물은 요건을 갖추면 회사가 저작자가 됩니다. 그런데 외주로 만든 것은 다릅니다. 별도 약정이 없으면 저작권은 만든 쪽에 남습니다.
  2. 2대금을 다 지급했다는 사실과 권리가 넘어왔다는 사실은 별개입니다. 밥값을 냈다고 레시피를 산 것이 아닌 것과 같습니다.
  3. 3실무에서 가장 자주 빠지는 조항이 하나 있습니다. 저작권을 양도한다고만 쓰면 고쳐 쓸 권리는 따라오지 않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어, 그 부분을 따로 명시해야 합니다.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리브로 대표변호사·변리사 유연입니다.

개발 외주를 준 대표님께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계약금부터 잔금까지 한 푼도 안 밀리고 다 드렸는데요. 이게 왜 제 게 아니라는 겁니까?"

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식당에서 밥값을 냈다고 레시피를 산 건 아니니까요."

농담처럼 들리지만 이 비유가 정확합니다. 돈을 낸 대상이 무엇이었는지를 따져봐야 하거든요. 오늘은 그 이야기입니다. 외주를 주는 쪽과 받는 쪽 모두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이고, 사업을 하시는 분이라면 한 번은 정리해 두셔야 하는 부분입니다.

※ 본 글은 관련 법률과 계약 실무를 이해하기 위한 일반적 정보·교육 목적의 칼럼(2026년 8월 기준)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권리의 귀속과 범위는 계약 내용과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개별 검토가 필요합니다.

PART 1. ★ 두 갈래가 완전히 다릅니다

먼저 큰 구분부터 잡겠습니다. 같은 결과물이라도 누가 만들었느냐에 따라 권리의 출발점이 다릅니다.

직원이 만든 경우

회사 업무로 직원이 만든 저작물은 이른바 업무상저작물이 될 수 있습니다. 요건을 갖추면 회사가 저작자가 됩니다. 여기서 표현을 정확히 보셔야 하는데, 권리를 넘겨받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회사가 저작자가 되는 구조입니다.

외주로 만든 경우

이건 도급입니다. 독립한 사업자에게 일을 맡겨 결과물을 납품받는 거예요. 그래서 만든 사람이 저작자이고, 별도의 약정이 없으면 저작권은 그쪽에 남습니다.

왜 이렇게 다를까요.

고용은 회사 조직 안에서 지휘와 감독을 받으며 회사의 일부로서 만드는 것입니다. 반면 외주는 밖에 있는 독립된 주체가 자기 방식으로 만들어 결과를 건네는 것이고요. 법이 이 둘을 다르게 취급하는 데는 그런 배경이 있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명제입니다. 대금 지급과 권리 이전은 별개의 사건입니다.

초상화를 주문해 값을 치렀다고 화가의 저작권까지 산 것이 아닌 것과 같습니다. 그림은 내 것이 되지만 그 그림을 복제해 상품으로 만들 권리까지 자동으로 따라오지는 않죠.

PART 2. 그럼 나는 아무것도 못 하나 — 무엇을 산 것인지 따져보기

여기서 오해를 하나 풀고 가야 합니다. 저작권이 안 넘어왔다고 해서 그 결과물을 못 쓰는 건 아닙니다.

계약의 목적을 생각하면 당연합니다. 홈페이지를 만들어 달라고 맡겼는데 만든 사람이 저작권을 이유로 홈페이지를 못 쓰게 한다면, 애초에 그 계약을 할 이유가 없죠. 그래서 계약의 목적 범위 안에서는 사용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쓸 수 있다는 것과 내 것이라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이 질문들에 답해 보시면 차이가 확 드러납니다.

· 고칠 수 있나 — 나중에 기능을 추가하거나 디자인을 바꾸려는데, 원래 만든 곳에 다시 맡기지 않고 다른 곳에 맡겨도 되나

· 다른 데 쓸 수 있나 — 홈페이지에 쓰려고 만든 이미지를 인쇄물이나 다른 서비스에 써도 되나

· 넘길 수 있나 — 회사를 팔거나 투자를 받을 때 그 결과물을 회사 자산으로 넘길 수 있나

· 상대가 다시 팔 수 있나 — 나에게 만들어준 그것을 경쟁사에도 납품할 수 있나

이 중 하나라도 막히면 실무에서는 곧 문제가 됩니다. 특히 세 번째가 아픕니다.

앞서 스타트업 편에서 실사에서 반드시 나오는 질문이 있다고 말씀드렸죠. 이 회사가 쓰는 기술의 권리가 정말 이 회사에 있느냐는 것. 외주로 만든 핵심 서비스의 저작권이 여전히 개발사에 있다면, 투자나 인수 국면에서 반드시 지적됩니다. 그리고 그때는 이미 협상력이 없습니다. 상대는 그 사실을 알고 있고, 나는 급하니까요.

PART 3. ★ 계약서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것들

가장 실용적인 부분입니다. 맡기는 쪽 기준으로 정리하겠습니다.

① 권리 귀속 조항, 그리고 빠뜨리기 쉬운 한 가지

먼저 결과물의 저작권이 언제 누구에게 넘어오는지를 명확히 적어야 합니다. 대금 완납 시점으로 정하는 것이 일반적이고요.

그런데 여기서 실무자들이 가장 자주 빠뜨리는 것이 있습니다. 저작권을 양도한다고만 써두면, 원저작물을 고쳐 새로운 것을 만들 권리까지 넘어온 것으로 보지 않을 여지가 있습니다. 이 부분은 특약이 없으면 양도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무슨 뜻이냐면, 소프트웨어를 넘겨받았는데 그걸 고쳐서 다음 버전을 만들 권리는 안 넘어올 수 있다는 겁니다. 개발 외주에서 이건 치명적이죠. 그러니 양도 대상에 그 권리도 포함된다는 점을 반드시 문장으로 적어두셔야 합니다. 한 줄 차이입니다.

② 저작인격권에 관한 정리

저작권 중에는 성질상 양도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만든 사람의 이름을 표시할 권리나 내용을 함부로 바꾸지 못하게 할 권리 같은 것들이죠. 이건 넘길 수 없으니, 실무에서는 행사하지 않기로 하는 약정을 넣는 방식으로 처리합니다.

③ 제3자 권리 침해가 없다는 보증

이게 정말 중요합니다. 납품받은 결과물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발주처는 모릅니다. 폰트, 스톡 이미지, 오픈소스, 외부 라이브러리. 나중에 문제가 되면 그 책임은 대개 그 결과물을 쓰고 있는 쪽으로 먼저 옵니다.

특히 오픈소스는 앞서 스타트업 편에서 말씀드린 대로 조건부입니다. 어떤 라이선스를 쓰고 있는지 목록으로 받아두시고, 문제가 생기면 만든 쪽이 책임진다는 조항을 넣으십시오.

④ 재사용 제한

만든 쪽이 같은 결과물을 다른 곳에, 특히 경쟁사에 다시 납품할 수 있는지를 정해야 합니다. 아무 말이 없으면 다툼이 생깁니다.

⑤ 원본의 인도

완성된 파일만 받으면 나중에 고칠 수가 없습니다. 소스코드, 편집 가능한 원본 파일, 디자인 원본, 설계 문서를 함께 받도록 명시하십시오. 그리고 실제로 받으셨는지 완료 시점에 확인하셔야 합니다. 계약서에만 적혀 있고 실제로는 못 받은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⑥ 재하도급 여부

내가 맡긴 곳이 다시 다른 곳에 넘겨 만들었다면, 권리 관계가 한 단계 더 복잡해집니다. 재하도급을 허용할지, 허용한다면 그쪽 권리 처리는 어떻게 할지를 정해두어야 합니다.

PART 4. 만드는 쪽 입장에서도 볼 것이 있습니다

균형을 잡겠습니다. 프리랜서나 소규모 스튜디오, 개발사 입장에서 무조건 다 넘기는 것이 정답은 아닙니다.

범용으로 쓰는 것은 분리하십시오

일을 오래 하다 보면 매번 다시 만들지 않는 것들이 생깁니다. 자체 라이브러리, 공통 모듈, 축적한 템플릿 같은 것들이요. 이걸 통째로 넘겨버리면 다음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계약서에 이렇게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새로 만든 부분은 넘기고, 기존에 보유하던 범용 자산은 사용을 허락하는 방식으로요. 이건 감추는 게 아니라 정직한 구분입니다. 먼저 설명드리면 대부분 수긍하십니다.

포트폴리오로 쓸 권리를 확보하십시오

만든 것을 보여주지 못하면 다음 일을 따기 어렵습니다. 어디까지 공개할 수 있는지, 언제부터 가능한지를 미리 정해두십시오.

대금과 권리를 연동하십시오

권리 이전 시점을 대금 완납 시로 정해두면, 미지급 상황에서 최소한의 지렛대가 됩니다. 이건 맡기는 쪽에도 불리한 조항이 아닙니다. 어차피 다 지급할 거라면요.

PART 5. 이미 계약서에 아무것도 없다면

가장 흔한 상황입니다. 견적서 한 장과 계좌이체 내역만 있는 경우요.

지금이라도 정리하는 게 답입니다. 이미 납품이 끝났더라도 권리 귀속을 확인하는 간단한 합의서를 다시 쓸 수 있습니다. 관계가 아직 좋을 때가 훨씬 쉽습니다. 대개 만든 쪽도 큰 이의 없이 응합니다. 어차피 그 결과물을 다른 데 쓸 생각이 없는 경우가 많거든요.

문제는 관계가 틀어진 다음입니다. 그때는 상대도 자기 카드가 무엇인지 알게 되고, 그 카드가 꽤 강하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정리를 못 한 채로 시간이 흐르면 어떻게 되느냐. 쓰기는 쓰되 온전히 내 것은 아닌 상태로 남습니다. 평소에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회사가 잘돼서 투자를 받거나 매각을 논의할 때 터집니다. 앞서 여러 번 말씀드린 그 구조예요. 되돌리기 가장 어려운 결정이 가장 앞에 있고, 그 청구서는 가장 나쁜 타이밍에 도착합니다.

저장해 두세요 — 외주 계약, 이것만은

1. 대금 지급과 권리 이전은 별개다 — 밥값을 냈다고 레시피를 산 것이 아니다.

2. 고쳐 쓸 권리를 따로 명시하라 — 양도한다고만 쓰면 그 권리는 안 넘어올 여지가 있다.

3. 원본을 받아라 — 소스코드와 편집 가능한 원본 파일. 계약서에만 있고 실제로 못 받는 경우가 많다.

4.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목록으로 받아라 — 폰트, 스톡 이미지, 오픈소스. 문제는 쓰고 있는 쪽으로 먼저 온다.

5. 아무것도 안 써뒀다면 지금 정리하라 — 관계가 좋을 때가 가장 싸다.

마치며 — 결과물은 왔는데 권리는 안 온 상태

정리하겠습니다. 외주 계약에서 가장 흔한 착각은, 돈을 다 냈으니 결과물도 그에 딸린 권리도 전부 내 것이 되었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법은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물건은 왔지만 권리는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이게 사기도 아니고 상대가 나쁜 것도 아닙니다. 그냥 아무도 그 얘기를 안 했을 뿐이에요. 맡기는 쪽은 당연히 넘어온다고 생각하고, 만드는 쪽은 그런 이야기를 먼저 꺼내기가 어색하니까요. 그래서 양쪽 다 아무 말 없이 넘어가고, 몇 년 뒤에 문제가 됩니다.

제가 이 시리즈에서 계속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다는 걸 저도 압니다. IP는 만든 사람이 아니라 계약으로 정해진 사람의 것이라고요. 스타트업 편에서도, 직무발명 편에서도, 오늘도 같은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반복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원칙을 모르고 시작한 관계는 거의 예외 없이 나중에 비용을 치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비용은 처음에 한 문장을 더 적는 것보다 언제나 훨씬 큽니다.

외주 계약서에서 그 한 문장을 찾아보십시오. 결과물의 권리가 누구에게, 언제 귀속되는가. 그게 없다면 오늘이 그 문장을 넣기에 가장 좋은 날입니다.

"밥값을 냈다고 레시피를 산 건 아닙니다. 대금 지급과 권리 이전은 별개의 사건이거든요. 그리고 저작권을 양도한다고만 써두면 고쳐 쓸 권리는 안 따라올 수 있습니다 — 개발 외주에서 이건 한 줄 차이로 치명적입니다."

작성 : 법무법인 리브로 대표변호사 · 변리사 유연

※ 본 글은 관련 법률과 계약 실무를 이해하기 위한 일반적 정보·교육 목적의 칼럼(2026년 8월 기준)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나 결과 보장이 아닙니다. 업무상저작물의 성립 여부, 도급 결과물의 권리 귀속과 이용 범위는 계약 내용과 작업의 실제 방식 등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고, 관련 법령과 해석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함께 보기 : 「창업 첫 주에 5분 만에 정한 것이, 5년 뒤 가장 비싼 문제가 됩니다」 · 「제가 발명했는데 왜 회사 특허인가요 — 직무발명 보상」 · 「AI가 만든 것은 누구 것일까요」 · 「제안서만 보내고 연락이 끊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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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광고 — 게시자 : 법무법인 리브로 대표변호사 · 변리사 유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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