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의 기업법 노트

밸류업·주가부양·시세조종 — 다 같은 '주가 올리기'일까?

"배터리 아저씨는 시세조종을 한 걸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3줄 요약
  1. 1'주가를 올리는 노력'이라고 다 같은 게 아닙니다. 밸류업·정당한 주가부양은 합법, 시세조종은 범죄 — 가르는 기준은 '실질을 높였나, 외형만 조작했나'입니다.
  2. 2큰 목소리로 특정 주식을 추천하는 것 그 자체는 일반적으로 시세조종이 아닙니다. 정직한 분석과 의견은 표현의 자유니까요.
  3. 3결과(주가 상승)가 같아 보여도 법은 '방법의 실질'을 봅니다 — 진짜 가치를 높였는지, 거짓·조작으로 띄웠는지.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리브로 대표변호사·변리사 유연입니다.

지난번 '법은 형식보다 실질을 본다'는 글을 올렸더니, 아주 좋은 질문이 왔습니다. "그럼 '배터리 아저씨'는 시세조종을 한 거 아닌가요? 그리고 밸류업이나 주가부양이나, 결국 둘 다 주가 올리는 노력 아닌가요?"

핵심을 정확히 찌르는 질문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걸 법률가의 눈으로 하나씩 떼어보겠습니다. 미리 말씀드리면, 결론은 이렇습니다. '주가를 올린다'는 결과가 같아 보여도, 법은 그 결과가 아니라 '방법의 실질'을 봅니다.

※ 본 글은 공개된 보도와 일반적 법리에 기초한 정보·교육 목적의 칼럼이며, 특정인의 유무죄를 단정하지 않고 개별 사건의 법률자문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PART 1. '주가 올리기'라고 다 같은 게 아니다

먼저 큰 틀을 잡겠습니다. "돈 버는 방법"이라고 장사와 도둑질이 같지 않듯, "주가 올리는 방법"도 서로 완전히 다른 것들이 섞여 있습니다.

· 밸류업 / 정당한 주가부양 — 회사를 '진짜로' 좋게 만들어 그 값이 오르게 하는 것. 합법.

· 시세조종 — 회사는 그대로인데 거래를 조작하거나 거짓 정보로 '가격만' 인위적으로 띄우는 것. 범죄.

둘 다 '주가가 오른다'는 결과는 비슷해 보입니다. 하지만 하나는 성형이 아니라 실제로 건강해져서 혈색이 좋아진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성적표를 위조한 것입니다. 법이 보는 건 '올랐다'가 아니라 '어떻게 올렸나'예요.

PART 2. 큰 목소리로 추천하는 것 = 시세조종일까?

가장 흔한 오해부터 풀겠습니다. 어떤 사람이 특정 주식을 강하게, 대중적으로 추천해서 그 주식이 올랐다면 — 그건 시세조종일까요?

일반적으로는 아닙니다. 정직한 분석과 의견을 큰 목소리로 말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의 영역입니다. 맛집이라고 소문내는 것과 같아요. 진짜 맛있어서 소문내는 건 죄가 아니죠.

그럼 언제 선을 넘을까요. 시세조종(자본시장법 §176)의 정체는 '추천'이 아니라 '조작'입니다.

· 통정·가장매매 — 짜고 사고팔아 거래가 활발한 척 꾸미는 것 (거래 자체를 조작)

· 허위·과장 정보 — 사실이 아닌 걸 퍼뜨려 매매를 유인하는 것

· 그리고 이런 수단으로 '시세를 인위적으로 형성'하려는 목적

맛집 비유로 돌아가면, 진짜 맛있다고 소문내는 건 합법이지만, 맛없는 집에 알바를 잔뜩 세워 '웨이팅 대박'인 척 바람을 잡으면 그때부터 불법입니다. 차이는 '진실이냐, 조작이냐'예요.

PART 3. ★밸류업 vs 시세조종 — 결국 '실질과 외형'의 문제

이제 질문의 핵심으로 갑니다. 밸류업과 주가부양, 둘 다 주가를 올리려는 노력인데 뭐가 다른가.

2024년 정부가 내놓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한국 증시의 고질적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풀기 위한 것입니다. 방법은 회사의 '체질' 자체를 바꾸는 거예요 — 주주환원 확대(배당·자사주 소각), 지배구조 개선, 수익성·자본효율성 제고. 회사가 진짜로 좋아지니 주가가 그 실질을 따라 오르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지난 글의 원리가 그대로 등장합니다. 법은 형식이 아니라 '실질'을 본다.

· 밸류업 = 회사의 '실질 가치'를 높인다 → 주가가 그 실질을 반영해 오른다 → 합법

· 시세조종 = 실질은 그대로 두고 '외형(가격)'만 조작한다 → 인위적으로 띄운다 → 불법

같은 '주가 상승'이라도, 하나는 알맹이를 키운 결과이고 하나는 껍데기만 부풀린 것입니다. 학점을 올리려 진짜 공부한 것과, 성적표만 고쳐 쓴 것의 차이죠. 법은 이 '방법의 실질'을 보고 정반대로 판단합니다.

PART 4. 그럼 '배터리 아저씨'는? — 죄명을 뒤섞지 말자

이제 처음 질문으로 돌아옵니다. "배터리 아저씨는 시세조종을 한 거 아니냐?" 법률가로서 정확히 짚겠습니다. 여기엔 서로 '다른 것'들이 뒤섞여 있어, 하나하나 떼어봐야 합니다.

첫째, 2차전지 종목을 강하게 추천하고 대중적으로 알린 것 그 자체 — 이건 PART 2에서 말했듯 일반적으로 시세조종이 아닙니다. 정직한 의견은 표현의 자유니까요.

둘째, 보도에 따르면 그가 받은 자본시장법 관련 조사는 '시세조종'이 아니라 '미공개중요정보 이용' 혐의로 알려졌습니다. 한 회사의 홍보 담당으로서 아직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외부에 전달했는지가 쟁점이었다고 전해지죠. 이건 '가격을 조작했다'는 시세조종과는 유형이 전혀 다른 혐의이고, 더구나 조사 단계의 '혐의'이지 확정된 유죄가 아닙니다.

셋째, 그가 법원의 1심 판단을 받은 것으로 보도된 사안은 이와 또 별개의 '명예훼손' 건입니다.

정리하면, '배터리 아저씨 = 시세조종'이라고 뭉뚱그리는 건 법적으로 정확하지 않습니다. 시세조종, 미공개정보 이용, 명예훼손 — 이 셋은 이름도, 성립 요건도, 다투는 지점도 완전히 다른 사건이거든요. 같은 사람 이름 아래 묶여 있다고 같은 죄가 되는 게 아닙니다. (저는 여기서 누구의 유무죄를 판단하려는 게 아닙니다. 다만 '죄명을 정확히 구분하자'는 겁니다. 이게 억울함도, 책임도 정확히 가려내는 첫걸음이니까요.)

실무 체크리스트 — '주가 올리기'의 합법과 불법을 가르는 다섯 가지

1. 회사의 '실질 가치'를 높였는가(밸류업), 아니면 '가격'만 인위적으로 띄웠는가(시세조종).

2. 내가 알린 정보가 '진실'인가, '허위·과장'인가.

3. 거래 자체를 조작(통정·가장매매)했는가.

4. 아직 공개 안 된 '내부정보'를 이용·전달했는가(미공개정보 이용 — 시세조종과 별개).

5. '추천'과 '조작'을 혼동하지 말 것 — 정직한 의견은 표현의 자유, 거짓·조작이 끼는 순간 범죄.

마치며 — 법은 '올렸다'가 아니라 '어떻게 올렸나'를 본다

'밸류업도, 주가부양도, 시세조종도 다 주가 올리는 노력 아니냐'는 질문은 사실 아주 날카롭습니다. 결과만 보면 정말 비슷하니까요. 하지만 법의 눈은 결과가 아니라 '방법의 실질'에 가 있습니다.

회사를 진짜로 좋게 만들어 값이 따라 오르면 밸류업이고, 진실을 알려 시장을 설득하면 정당한 부양입니다. 반대로 실질은 그대로 둔 채 거래를 조작하거나 거짓으로 가격만 띄우면, 그게 시세조종이죠. 그리고 아직 공개 안 된 정보로 남보다 먼저 움직이면, 그건 또 다른 이름의 죄입니다.

그러니 '누가 주가를 올렸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흥분하지 마세요. 법이 던지는 진짜 질문은 늘 하나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올렸습니까?"

"밸류업과 시세조종은 결과가 같아 보여도 정반대입니다. 하나는 알맹이를 키워 값이 따라 오른 것이고, 하나는 껍데기만 부풀린 것이죠. 법은 '올렸다'가 아니라 '어떻게 올렸나'를 봅니다."

작성 : 법무법인 리브로 대표변호사 · 변리사 유연

※ 본 글은 공개된 보도와 일반적 법리에 기초한 정보·교육 목적의 칼럼이며, 특정인의 유무죄나 특정 종목의 가치를 단정하지 않습니다. 개별 사안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함께 보기 : 「자본시장법, 형식만 맞추면 안전할까 — 억울한 감옥과 실질을 보는 법」 · 「라덕연 사태 — 좋은 기업도 주가조작의 희생양이 된다」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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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지 본 사이트의 게시물은 관련 법령과 실무를 이해하기 위한 일반적 정보·교육 목적의 자료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법령·판례와 그 해석은 변경될 수 있고 구체적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진행 중인 사안의 결과를 확정적으로 단정하지 않습니다.

변호사 광고 — 게시자 : 법무법인 리브로 대표변호사 · 변리사 유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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