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판 뒤 나중에 사서 갚는 거래입니다. 우리 법은 빌려놓고 파는 것은 허용하고, 빌리지도 않고 파는 것은 금지합니다(「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80조).
- 2구분의 기준은 방향이 아니라 결제입니다. 내려갈 것에 걸었다는 사실이 아니라, 넘겨줄 주식을 확보하지 않고 팔았다는 사실이 문제가 됩니다.
- 3그리고 공매도와 함께 자주 등장하는 또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근거 없는 이야기를 퍼뜨려 값을 흔드는 행위인데, 이건 공매도 규정이 아니라 시세조종·부정거래 규정이 다룹니다.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리브로 대표변호사·변리사 유연입니다.
주식 이야기 중에 이만큼 감정이 실리는 주제도 드뭅니다. 공매도라는 단어가 나오면 대화의 온도가 확 올라가더군요.
저는 법 쪽에서 이 제도를 처음 봤을 때 질문이 좀 달랐습니다. 이게 그렇게 문제라면 왜 금지가 안 되어 있지, 그런데 왜 또 불법 공매도라는 말은 따로 있지. 둘 다 공매도인데 하나는 되고 하나는 안 된다니 이상하잖아요.
답은 생각보다 단순했습니다. ★ 법이 보는 것은 어느 방향에 걸었느냐가 아니라 넘겨줄 물건이 있느냐였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입니다. 제도의 찬반을 다투는 글이 아니라, 무엇이 허용되고 무엇이 금지되는지의 경계를 정리하는 글입니다.
※ 본 글은 관련 법령과 기업법 실무를 이해하기 위한 일반적 정보·교육 목적의 칼럼(2026년 8월 기준)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나 투자 권유·투자 판단의 근거가 아닙니다. 공매도 제도의 시행 범위와 세부 규율은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로는 그 시점의 현행 법령과 시장 규정을 확인하셔야 합니다. 특정 사건이나 특정인의 행위를 평가하려는 글이 아닙니다.
PART 1. ★ 빌려서 파는 거래
먼저 구조부터 보겠습니다.
친구에게 자전거를 빌렸다고 해보죠. 마침 중고 시장에서 그 모델이 20만 원에 팔리고 있고, 저는 곧 값이 내려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빌린 자전거를 20만 원에 팝니다. 두 달 뒤 같은 모델을 15만 원에 사서 친구에게 돌려줍니다. 제 손에는 5만 원이 남습니다.
이게 공매도입니다. 빌린 주식을 지금 팔고, 나중에 사서 갚습니다. 값이 내려가면 이익이고 올라가면 손실입니다.
여기서 두 가지를 짚겠습니다.
첫째, 빌리는 행위가 실제로 있습니다. 기관 사이에서 주식을 빌려주고 빌리는 거래가 있고, 개인이 증권사에서 빌리는 통로도 있습니다. 빌리는 쪽은 수수료를 냅니다. 공짜가 아닙니다.
둘째, 위험의 모양이 다릅니다. 주식을 사서 갖고 있으면 최악의 경우 그 돈을 다 잃습니다. 손실의 크기가 정해져 있죠. 그런데 공매도는 반대입니다. 값이 오르는 데는 한계가 없으니 손실의 크기에 천장이 없습니다. 그리고 빌린 것이니 언젠가는 갚아야 합니다.
제도를 옹호하려는 말씀이 아니라, 이 거래가 어떤 자리에 서 있는지를 정확히 보시라는 뜻입니다. 값이 오르면 갚기 위해 다시 사야 하는 쪽이 되니까요.
PART 2. ★ 법이 그은 선 — 차입했느냐
이제 법 이야기입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제180조가 정한 구조는 이렇습니다.
· 차입 공매도 — 빌려놓고 파는 것. 원칙적으로 허용됩니다. 다만 방법과 절차에 제한이 따릅니다.
· 무차입 공매도 — 빌리지도 않고 파는 것. 금지됩니다.
왜 여기에 선을 그었을까요. 결제 때문입니다.
주식을 팔면 정해진 날에 그 주식을 넘겨줘야 합니다. 빌려둔 주식이 있으면 그걸 넘기면 됩니다. 그런데 빌린 것도 없이 팔았다면, 넘겨줄 물건이 없는 상태에서 판 것입니다.
없는 물건을 판 셈이죠. 그리고 그 매도 주문은 시장에서 진짜 매물처럼 보입니다.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공급이 가격을 누르는 것이고, 그걸 보고 판단한 사람은 잘못된 정보를 보고 판단한 것이 됩니다.그래서 이건 방향에 관한 규제가 아닙니다. 내려갈 것에 거는 행위 자체를 나쁘게 본 것이 아니라, 결제할 수 없는 매도를 시장에 내놓는 것을 막는 규율입니다. 이 구분을 잡고 나면 나머지가 다 설명됩니다.
무차입 공매도에 대해서는 과징금과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제도가 정비된 바 있습니다(2021년). 그전에는 행정 제재 중심이었는데, 제재 수준이 낮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바뀐 것입니다. 구체적인 제재 수위와 요건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실제 사안에서는 현행 법령을 확인하셔야 합니다.
여기에 더해 실무에서 적용되는 규율이 몇 가지 더 있습니다.
· 호가 제한 — 직전 가격보다 낮은 값으로 공매도 호가를 내는 것을 원칙적으로 제한합니다. 매도 주문이 값을 계속 끌어내리며 쌓이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이고, 예외가 정해져 있습니다.
· 잔고 보고와 공시 — 일정 수준을 넘는 공매도 잔고는 보고하고 공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 과열 종목 지정 — 공매도가 급증한 종목을 지정해 일정 기간 제한하는 장치가 운영됩니다.
· 증자 참여 제한 — 공매도를 한 자가 그 기간에 이뤄지는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을 제한하는 규정이 있습니다. 공매도로 값을 누른 뒤 낮아진 가격으로 신주를 받는 구성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세부 내용과 시행 여부는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원리만 기억해 두시면 충분합니다. 빌렸는가, 그리고 결제할 수 있는가.
PART 3. 자주 섞이는 두 가지 문제
이 주제를 다룰 때 반드시 나눠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공매도라는 거래와, 값을 흔드는 행위는 다른 문제라는 점입니다.
없는 이야기를 퍼뜨려 값을 떨어뜨린 다음 이익을 얻었다면, 그건 공매도 규정이 아니라 다른 규정이 다룹니다. 자본시장법은 시세를 인위적으로 움직이는 행위를 시세조종으로(제176조), 거짓의 기재나 부정한 수단을 쓰는 행위를 부정거래로(제178조) 각각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정확히는 이렇습니다. 내려갈 것에 걸었다는 사실 자체는 금지 대상이 아니고, 그 판단을 관철하기 위해 거짓을 동원했다면 그때부터 다른 법조가 작동합니다.이 구분이 왜 중요하냐면, 실제 사안에서 문제가 되는 지점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하나는 결제할 물건이 있었는지의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무엇을 말했는지의 문제입니다. 요건도 다르고 증명해야 할 것도 다릅니다.
반대 방향도 마찬가지입니다. 올라갈 것에 걸면서 근거 없는 호재를 퍼뜨리는 것도 같은 규정에 걸립니다. 방향은 상관없습니다. 앞서 밸류업 편에서 주가를 올리는 행위들 사이에 선이 어디 있는지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여기서도 기준은 같습니다. 무엇을 근거로 삼았는가.
PART 4. 제도를 두고 갈리는 이야기들
균형을 잡겠습니다. 이 제도를 두고 오가는 주장을 정리해 두는 편이 판단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유지해야 한다는 쪽의 근거
· 값이 한쪽으로만 갈 수 있는 시장은 거품을 걸러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판단도 가격에 반영되어야 한다는 논리죠.
· 회계 부정이나 과대 포장을 파고드는 쪽이 실제로 문제를 먼저 드러낸 사례들이 있다는 점도 거론됩니다.
· 사려는 사람만 있고 팔려는 사람이 없으면 거래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유동성 측면도 있습니다.
제한해야 한다는 쪽의 근거
· 기관과 개인이 쓸 수 있는 조건이 같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빌릴 수 있는 물량, 기간, 비용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죠.
· 위반이 적발되어도 제재가 충분하지 않으면 규율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이어져 왔습니다.
· 시장이 크게 흔들리는 국면에서는 하락을 가속하는 쪽으로 작용한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저는 이 논쟁에서 어느 편을 들 자리에 있지 않습니다. 다만 법률 쪽에서 보면 이 논쟁의 상당 부분이 제도를 없애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규율이 실제로 작동하느냐에 모여 있다는 점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금지 규정이 있어도 확인할 방법이 없으면 규정은 종이에 남습니다. 그래서 전산으로 확인할 수 있게 만드는 쪽으로 논의가 이어져 온 것이고요.
PART 5. ★ 기술기업이 자주 표적이 되는 이유
여기서부터는 제 일의 영역입니다.
공매도의 표적으로 자주 거론되는 회사들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아직 이익이 크지 않은데 기대가 앞서 있는 회사, 그러니까 가치의 대부분이 앞으로의 기술과 권리에 걸려 있는 회사입니다.
왜 그럴까요. 검증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공장과 재고는 세어볼 수 있지만, 개발 중인 기술의 가치는 세는 방법이 사람마다 다릅니다. 그래서 판단이 갈리고, 갈리는 자리에 양방향의 베팅이 붙습니다.
이런 회사에서 실제로 확인 가능한 것들을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 등록된 권리인가, 출원 중인가 — 출원은 신청이고 등록은 확정입니다. 보도자료에서는 이 둘이 자주 섞입니다.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니 확인하시면 됩니다.
· 청구항이 얼마나 넓은가 — 특허를 받았다는 사실보다 무엇을 막을 수 있는 권리인가가 실질입니다. 등록증은 있지만 실제로 막을 수 있는 범위가 좁은 경우가 있습니다.
· 어디에 등록되어 있는가 — 국내에만 있는 권리인지, 주요 시장에 함께 확보되어 있는지. 사업이 해외에 있는데 권리가 국내에만 있으면 그 권리는 그 시장에서 힘이 없습니다.
· 다투어지고 있는가 — 무효를 다투는 절차가 진행 중인지. 이건 공개된 정보로 확인이 가능합니다.
· 남의 권리를 밟고 있지는 않은가 — 자기 특허가 있다는 것과 남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이 둘을 같은 것으로 설명하는 자료를 종종 봅니다.
무슨 말씀을 드리려는 것이냐면, 무형자산의 가치는 검증이 어렵지만 검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특허는 공개된 문서이고 원부도 공개되어 있습니다. 읽는 법을 알면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 꽤 됩니다.기대와 우려가 부딪히는 자리에서 그나마 단단한 바닥이 되는 것이 이런 확인 가능한 사실들입니다. 이건 어느 방향에 걸든 마찬가지고요.
저장해 두세요 — 공매도, 이 다섯 줄
1. 기준은 방향이 아니라 결제다 — 내려갈 것에 거는 행위가 아니라, 넘겨줄 물건 없이 파는 행위가 금지됩니다.
2. 차입은 허용, 무차입은 금지 —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80조의 구조입니다.
3. 값을 흔드는 행위는 다른 문제다 — 거짓을 동원했다면 시세조종·부정거래 규정이 작동합니다(제176조·제178조).
4. 손실에는 천장이 없다 — 사서 들고 있는 쪽과 위험의 모양이 다릅니다. 오르면 갚기 위해 다시 사야 합니다.
5. 무형자산도 확인할 수 있다 — 출원인지 등록인지, 청구항이 얼마나 넓은지, 어느 나라에 있는지. 공개된 문서로 확인되는 사실입니다.
마치며 — 없는 물건을 팔지 말라는 원칙
정리하겠습니다. 공매도를 둘러싼 감정은 충분히 이해할 만한 것이고, 저도 그 감정 자체를 가볍게 보지 않습니다. 내가 들고 있는 주식이 내려가는 것에 누군가 돈을 걸고 있다는 사실은 유쾌하지 않으니까요.
다만 법이 그은 선은 그 감정과 다른 자리에 있습니다. 법은 어느 방향에 거는지를 문제 삼지 않고, 넘겨줄 물건 없이 팔았는지를 문제 삼습니다. 시장에서 오간 매도 주문이 실제로 결제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원칙이죠. 생각해 보면 이건 시장 이전에 거래의 기본이기도 합니다. 없는 물건을 팔면 안 된다는 것.
그리고 그 원칙이 실제로 지켜지는지 확인할 수 있느냐가 남은 과제입니다. 규정이 있는 것과 규정이 작동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이고, 제도 논의가 계속 그 지점을 맴돌아 온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시리즈에서 반복하는 이야기를 한 번 더 드리겠습니다. 감정이 실리는 주제일수록 확인 가능한 사실부터 붙잡는 편이 낫습니다. 특히 기술기업이라면, 그 회사의 권리가 어디까지인지는 공개된 문서에 적혀 있습니다. 읽어 보시면 됩니다.
"법이 금지하는 것은 내려갈 것에 거는 행위가 아니라 넘겨줄 물건 없이 파는 행위입니다. 시장 이전에 거래의 기본이죠 — 없는 물건은 팔면 안 된다는 것."작성 : 법무법인 리브로 대표변호사 · 변리사 유연
※ 본 글은 관련 법령과 기업법 실무를 이해하기 위한 일반적 정보·교육 목적의 칼럼(2026년 8월 기준)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나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공매도 제도의 시행 범위, 제재의 요건과 수위, 호가·공시에 관한 세부 규율은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로는 그 시점의 현행 법령과 시장 규정을 확인하셔야 합니다. 특정 사건이나 특정인의 행위를 평가하지 않으며, 진행 중인 사안의 결과를 확정적으로 단정하지 않습니다.
(함께 보기 : 「밸류업·주가부양·시세조종 — 다 같은 '주가 올리기'일까?」 · 「우리 회사 주식, 사도 됩니까 — 임직원과 그 가족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 · 「자본시장법, '형식'만 맞추면 안전할까 — 억울한 감옥과 '실질을 보는 법'」 · 「특허증을 받았는데 왜 못 막습니까 — 당신이 받은 것은 발명이 아니라 몇 줄의 문장입니다」)
※ 고지 본 사이트의 게시물은 관련 법령과 실무를 이해하기 위한 일반적 정보·교육 목적의 자료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법령·판례와 그 해석은 변경될 수 있고 구체적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진행 중인 사안의 결과를 확정적으로 단정하지 않습니다.
변호사 광고 — 게시자 : 법무법인 리브로 대표변호사 · 변리사 유연
유연의 기업법 노트
특허증은 국경에서 멈춥니다 — 수출을 시작하는 순간 시작되는 열두 달
국내 등록증을 들고 계셔도 국외에서는 아무것도 막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 나라에서 내 이름을 이미 남이 등록해 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투자 계약 직전에 터지는 지식재산 문제 — 실사에서 반드시 나오는 아홉 개의 질문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2주 전에 발견되면, 그 문제는 협상 카드가 됩니다. 그때는 이미 우리 쪽에 시간이 없습니다
지식재산에는 지나가면 되돌릴 수 없는 날짜가 있습니다 — 오늘 세어 보셔야 할 열 개의 시계
권리를 못 받는 이유의 상당수는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날짜가 지나서입니다. 그리고 그 날짜는 대부분 조용히 지나갑니다
자사주를 샀다는데 왜 안 오릅니까 — 매입과 소각은 완전히 다른 일입니다
사놓고 없애지 않으면 그 물량은 회사 금고에 남습니다. 언젠가 다시 나올 수 있고, 그때 누구에게 가느냐가 지배구조의 문제가 됩니다